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유럽 축구계를 평정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이제 남미 대륙으로 향한다. 사상 첫 대표팀 감독직을 맡는다.
브라질축구협회는 1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을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협회는 "안첼로티가 새로운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까지 이끌 것이다. 그는 다음 달 열리는 남미 지역 예선 에콰도르, 파라과이전을 지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드날두 로드리게스 브라질축구협회장은 "안첼로티를 브라질로 영입한 것은 전략적인 이적 그 이상이다. 우리가 다시 포디움 정상에 올라가겠다고 결심한 세계를 향한 선언이다"라며 "그는 역사상 가장 훌륭한 감독이며 지구상 가장 훌륭한 팀을 맡는다. 함께 우리는 브라질 축구의 새로운 영광의 챕터를 써 내려갈 것"이라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협회는 "안첼로티는 이번 주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그는 협회 관계자들과 만나 오는 6월 A매치를 대비해 브라질 대표팀 예비 명단을 추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네이마르, 카세미루 등 안첼로티가 익숙한 선수들의 이름들이 거론되고 있다.
호드리게스 회장은 "안첼로티의 임팩트는 결과를 넘어선다. 그는 팀을 레전드로 바꾸는 전략가다. 독특한 전통을 가진 브라질과 혁신적인 시야를 가진 안첼로티는 역사를 써 내려갈 파트너십을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첼로티는 감독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대표팀 감독을 맡는다. 1992년 선수 생활을 은퇴한 뒤, 그는 아리고 사키 감독이 이끄는 이탈리아 축구 국가대표팀 수석코치를 3년간 경험한 바 있다.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대표팀 코치진 경험이다.
1995년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나온 안첼로티는 레지아나, 파르마, 유벤투스, AC밀란(이상 이탈리아), PSG(프랑스), 바이에른 뮌헨(독일), 나폴리(이탈리아), 에버턴(잉글랜드),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으며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안첼로티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5회를 비롯해 UEFA 슈퍼컵 우승 5회, FIFA 클럽월드컵 우승 3회, FIFA 인터콘티넨탈컵 우승 1회, 라리가 우승 2회, 프리미어리그, 분데스리가, 세리에A, 리그1 우승 1회씩 차지했다. FA컵과 코파 이탈리아 우승 2회를 비롯해 코파델레이 우승 2회, 독일축구릭그(DFL) 슈퍼컵 우승 2회, 수페르코파 이탈리아 우승 1회,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우승 2회, 커뮤니티 실드 우승 1회까지 총 들어 올린 트로피만 무려 29개에 달한다.

안첼로티는 레알에서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3회 차지했는데 2021년 여름 복귀한 두 번째 임기에서 2021-2022시즌, 그리고 2023-2024시즌 두 차레 내해면서 최고 명장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시즌 안첼로티는 무관에 그칠 예정이다. 바르셀로나에게 코파델레이와 수페르코파를 내줬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조기에 탈락했다.
지난 11일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라리가 엘클라시코에서도 3-4로 역전패를 당하면서 사실상 우승 경쟁에서 실패했다. 안첼로티는 이미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부진과 선수단 관리 실패로 어려움을 겪으며 경질론이 나왔는데 코파델레이, 리그 우승 경쟁 실패로 이것이 확정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 탈락 후 치치 감독이 물러나면서 안첼로티 감독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던 브라질은 안첼로티가 2026년 여름까지 레알과 재계약을 맺으면서 자국 리그 감독인 도리발 주니오르를 선임해 이번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현재 남미지역에선에서 승점 21(6승3무5패·골득실+4)로 골득실에서 앞선 3위 우루과이(승점21·골득실+4)에 뒤진 4위다. 우루과이,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게 패한 브라질은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3월 아르헨티나와의 원정 경기에서는 무려 1-4로 대패하면서 브라질은 자존심을 구겼다. 이 패배는 60년 만의 패배'라는 최악의 기록을 남겼다. 결국 아르헨티나전 직후 브라질 협회는 도리발 감독을 경질하며 다시 안첼로티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브라질은 1965년 필리포 누네스(아르헨티나) 이후 60년 만에 외국인에게 자국 대표팀 지휘봉을 맡긴다. 그 만큼 자존심 버리고 옛 영화 재현에 '올인'하는 중이다.

안첼로티도 이에 응하면서 새로운 브라질 대표팀이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감독으로 부임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선을 보여줄 거라는 기대감이 크다.
2002 한일월드컵 우승 이후 브라질은 월드컵 무대에서 결승전에 진출한 적이 없다. 자국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4강에서 독일에게 1-7 대패를 당하며 '마라카냥의 비극'을 맛보기도 했다. 지난 카타르 대회에서도 8강에서 크로아티아에게 승부차기 끝에 패한 브라질은 안첼로티 체제로 북중미 대회에서 통산 6회 우승에 도전한다.

사진=연합뉴스,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