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통해 경주 10대 관광도시로 만드는 게 목표"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3월 경북 지역에 발생한 산불 피해 복구와 관련해 "재창조 수준의 개선 복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단순 복구를 넘어 (피해 지역을)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올해 10월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에도 여념이 없는 이 지사는 이번 행사를 통해 경주를 '세계 10대 관광도시'로 만들겠다며 숙박과 교통 등 인프라 보완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인터뷰 내내 산불 피해 복구 및 APEC 개최 과정에서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다음은 이 지사와 일문일답.
-- APEC 정상회의는 어디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고 있나.
▲ 1천500년 전에 이미 세계 4대 도시였던 경주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계기가 돼야 한다. 특히 한류를 더욱 빛나도록 하는 계기가 되도록 할 것이다. 아울러 경제 측면에서 한국의 발전상을 보여줘야 한다. 전자산업의 구미와 기계산업의 창원을 한 시간 내 갈 수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원자력관'도 만들어 원자력 수출 계기도 만들고자 한다.
-- 경주는 문화의 도시다. 어떤 부분을 세계에 보여줄 생각인가.
▲ 행사를 통해 경주를 세계 10대 관광도시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석굴암, 불국사, 동궁과 월지, 첨성대가 모두 세계문화유산이다. 특히 만찬장이 경주박물관인데 각국 정상이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을 쳐볼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종소리를 들으면 놀랄 것이다.
-- 국제사회가 분열의 시대를 맞이했는데 주요국 정상의 참석이 소통의 계기가 되리라는 기대감도 있다.
▲ 정상회의에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4강 정상들이 모두 참석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미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참석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 주변 인사들의 언급을 보면 참석에 대해 긍정적 입장인 것으로 파악된다. 러시아 측과도 접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참석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친하다고 하지 않나. 2019년에 하노이 빅딜은 실패했지만, '경주 빅딜'이 성공하면 한반도 평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미국 측에 '경주 빅딜'을 추진해 볼 것을 요청하고 있다.
우리로서도 6월 3일 대선 이후 새 대통령이 처음 맞는 큰 국제 행사인 만큼 관심이 크리라 생각한다. 새 대통령에 잘 보고를 드려서 업무가 차질 없이 빠르게 진척되도록 하겠다.

▲ 정상들이 묵을 숙소 시설이 부족하지 않냐는 우려가 있다.
-- 처음에 최고급객실(PRS)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원래 있던 16개에 지금 9개를 더 준비하고 있고, '준 PRS'도 더 준비해서 지금 34개 정도 만들었다. 여러가지 준비하는 만큼 충분하리라 본다.
▲ 숙소 이외 막바지 보완하는 분야가 있다면.
-- 교통 수송편이 아무래도 조금 불리한 조건이라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KTX로 경주까지 이어지도록 하고, 김해공항과 포항공항에서는 셔틀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지난 2월 개최한 고위관리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단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했는데 94점을 받았다. 그래서 부족한 6점 부분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 지난 3월 경북 지역 초대형 산불의 피해 복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이재민 주거시설 마련을 최우선으로, 산불 피해를 본 주민들이 생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하고 있다. 단순 복구를 넘어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만들어야 한다. 재창조 수준의 개선 복구를 추진할 것이다.
산불로 기능을 상실한 곳은 적극적으로 개발이 가능해야 한다. 스마트팜이나 호텔, 리조트 등으로 활용해 새로운 먹거리가 창출되고 청년과 관광객이 찾아오는 돈이 되는 산으로 바꿔야 한다.
산불이 났던 지역이 대부분 관광 도시다. 이 지역들을 도와주시는 방법은 관광을 많이 와주시는 것이라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다. 관광의 발걸음이 응원이 된다. 관광이 기부인 셈이다.
▲ 전례를 찾기 어려운 큰 피해가 발생했다.
-- 산불이 태풍과 만나면서 25일 하루에 무려 8만ha(헥타르)가 불탔다. 이제 이상 기후로 인한 산불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용량 소화제 살포 수송기나 야간 소화 장비 개발 등 장비 현대화, 불에 잘 타지 않는 수종으로의 개량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 산불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 내용인가.
-- 복구를 넘어 중장기적 재건을 위한 지원 체계를 마련하려면 현행 법령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각지대 없는 피해지원, 지방소멸 방지, 초대형 재난 대응 역량 강화, 신속한 재정 지원, 규제 완화 특례 등을 아우르는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 산불이 났던 지역에는 집을 지을 때 환경영향평가를 생략한다거나 해서 조기에 건축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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