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병원 74곳에 1조5천억원 선지급…4월부터 본격 정산 시작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적자 누적…추가 대출받는 상황 직면"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적자 누적…추가 대출받는 상황 직면"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정부가 의정 갈등 이후 경영난을 겪는 수련병원에 선지급한 건강보험 급여비의 정산 시점이 도래하면서,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는 병원들이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6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지난해 전공의 수련병원 74곳에 건보 급여비를 1조5천억원가량 선지급했다.
2023년 6∼8월분 급여비의 30% 안에서 급여비를 우선 지급하고 추후 실제 진료에 따른 급여비에서 상계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전공의 집단행동 장기화로 수련병원이 필수 의료를 제공하고 비상 진료체계를 유지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애초 선지급된 급여비에 대한 정산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각 기관이 청구한 급여비에서 균등하게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이후에도 의정 갈등이 이어지자 지난해 12월 정산 기간을 올해 4∼12월로 늦췄다.

이에 따라 지난달부터 선지급된 급여비에 대한 정산이 이뤄지기 시작하자 수련병원들은 운영난을 토로한다.
전공의 이탈로 수술 건수와 환자 수가 여전히 줄어든 상태라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데, 당장 정부로부터 받는 급여비까지 감소하자 재정 상황이 악화한 탓이다.
이에 일부 병원은 정산 시점을 추가로 유예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현재까지 해결된 게 아무것도 없어 수익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인데 정부에서 받는 돈까지 줄어드니 걱정이 태산"이라며 "적자가 누적되면서 작년보다 올해가 더 어려운 상황이라 이중고"라고 호소했다.
이어 "지금도 마이너스 통장을 쓰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전국 대다수 수련병원이 추가로 대출받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일부 병원이 정산 유예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보건복지부 등을 비롯한 관계기관과 논의한 결과 더는 미루지 않기로 해 현재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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