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분데스리가 정상에 서면서 대한민국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바이에른 뮌헨은 5일(한국시간) 2경기를 남겨 두고 2024-25시즌 분데스리가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리그 2위 바이엘 레버쿠젠은 5일 프라이부르크와의 분데스리가 3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레버쿠젠은 2골을 먼저 실점해 0-2로 끌려갔지만 후반 37분과 추가시간에 추격골과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패배를 면했다.
레버쿠젠이 승리에 실패함에 따라 뮌헨과 레버쿠젠의 승점 차는 8점 차가 됐다. 뮌헨이 남은 2경기를 전패해도 레버쿠젠의 역전 우승이 불가능해졌기에 뮌헨이 분데스리가 조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뮌헨의 분데스리가 우승이 확정되자 김민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뮌헨이 2024-25시즌 분데스리가 챔피언으로 등극했다는 사실을 팬들에게 알렸다.

뮌헨이 분데스리가 챔피언으로 등극하면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센터백 김민재는 커리어에 분데스리가 우승을 추가했다.
이로써 김민재는 대한민국 축구 최초로 유럽 5대리그에서 서로 다른 대회를 두 번이나 우승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 2022-23시즌 SSC나폴리에서 핵심 수비수로 활약하며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이끌었고, 올시즌 분데스리가 정상에 오르며 세리에A와 분데스리가를 모두 우승한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
2021년 여름 중국 베이징 궈안을 떠나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면서 유럽에 첫 발을 내민 김민재는 1년 뒤, 이적료 1400만 유로(약 221억원)에 나폴리로 이적하면서 유럽 5대리그 중 하나인 이탈리아 세리에A에 입성했다.
김민재는 곧바로 주전 센터백으로 자리 잡으면서 우승 핵심 멤버로 활약했다. 시즌 총 52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나폴리가 1989-90시즌 이후 33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오르는 걸 도왔다.

리그 정상급 공격수들을 틀어막으며 나폴리의 우승을 이끈 김민재는 수비 축구 본고장인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2022-23시즌 베스트 수비수로 선정된 데 이어 팀 동료 조반니 디 로렌초,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빅터 오시멘과 함께 올해의 팀에 선정되기도 했다.
나폴리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김민재는 시즌 종료 후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뮌헨으로 이적했고, 발롱도르를 주관하는 프랑스 축구전문 매체 '프랑스 풋볼'로부터 2023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에 포함돼 22위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김민재의 생애 첫 발롱도르 최종 후보 등극이며,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명단에 들었다.
나폴리에서의 활약은 김민재를 독일 분데스리가로 이끌었다.
김민재의 활약상을 높이 평가한 뮌헨은 지난 2023년 여름 나폴리에 이적료 5000만 유로(약 778억원)를 지불하고 김민재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김민재는 뮌헨에 합류하자마자 주전 수비수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 주전 경쟁에서 밀리긴 했지만 올시즌 다시 주전으로 뛰면서 뮌헨의 분데스리가 우승에 일조했다.
특히 김민재는 몸 상태가 100%가 아님에도 투혼을 보여주면서 뮌헨의 수비를 책임졌다.
김민재는 지난해 10월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분데스리가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아킬레스건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12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프랑크푸르트와의 경기 이후로 약간의 문제가 있다. 회복하는 데 약간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부상이 있음에도 김민재는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다요 우파메카노, 이토 히로키가 부상으로 빠져 센터백 숫자가 줄자 뮌헨은 계속 김민재를 경기에 투입시켰다.

김민재의 혹사는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FIFPRO)도 우려를 표했다. FIFPro는 지난달 16일 김민재에 대해 "김민재가 아킬레스건 건염을 앓고 있는데 이는 과도한 업무량과 관련된 부상이다"라며 "이번 시즌 김민재는 뮌헨과 한국대표팀에서 약 55경기를 뛰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민재는 올겨울 20경기를 연속으로 뛰었고 평균 3.7일만 쉬었다"라며 "여기에 20차례 해외이동을 했고 그 거리가 7만4000km나 된다. 이는 지구 둘레의 두 배에 해당하는 거리"라며 "안전장치가 없으면 김민재는 장기적으로 큰 부상에 처할 위험이 있다"라고 경고했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김민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높이 뛰지 못한다"라며 "아킬레스건 문제는 염증으로 확대됐다"라며 부상이 김민재의 경기력에 영향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민재는 최근 경기력 저하의 원인을 부상으로 돌리지 않았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를 악물고 눈을 감고 계속 노력한다. 실수, 부상, 혹은 너무 많은 경기 등 이런 것들은 변명일 수도 있다"라며 "집중해야 한다. 그게 내 일이다. 내가 감당해야 한다. 물론 실수는 통증 때문에 생긴 것이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더 잘했어야 했다"라며 강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한편 투혼을 보여주며 분데스리가 정상에 오른 김민재는 이제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도전한다.
이번 클럽 월드컵은 오는 6월 15일부터 7월 13일까지 미국 내 12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FIFA는 참가 팀을 7개에서 32개로 대폭 확대했고, 개최 주기도 4년으로 바꿨다. 4개 팀씩 8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고 각 조 1, 2위가 16강에 진출해 우승 경쟁에 나선다. 대한민국에선 울산HD가 클럽 월드컵에 참가한다.
뮌헨은 이번 클럽 월드컵에서 오클랜드 시티(뉴질랜드),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 벤피카(포르투갈)와 함께 C조에 편성됐다.
사진=뮌헨, 김민재 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