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고척, 유준상 기자) '대투수'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마침내 180번째 승리를 달성했다.
양현종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4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7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수확하면서 KBO리그 역대 2번째 개인 통산 180승 고지를 밟았다. 1호는 송진우(은퇴·210승)였다.
이날 양현종의 투구수는 96개(스트라이크 61개·볼 35개)였다. 구종별로는 직구(57개)가 가장 많았으며, 체인지업(21개), 슬라이더(16개), 커브(2개)가 그 뒤를 이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7km/h를 나타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양현종의 시즌 성적은 6경기 30⅔이닝 3패 평균자책점 6.75였다. 더구나 팀이 3연패 중이었던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양현종의 어깨가 무거웠다.
양현종과 KIA는 초반부터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갔다. 양현종은 이용규의 삼진, 루벤 카디네스의 중견수 뜬공, 최주환의 우익수 뜬공으로 1회말을 삼자범퇴로 마감했다. 2회초에는 타선이 대거 4점을 뽑으면서 양현종에게 힘을 실어줬다.
양현종은 2회말 1사까지 범타 행진을 이어가다가 송성문과 오선진에게 각각 안타와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송지후의 중견수 뜬공, 김재현의 3루수 땅볼로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양현종은 3회말에도 어준서의 안타, 이용규의 병살타, 카디네스의 삼진으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4회말에는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뒤 송성문의 볼넷, 오선진의 안타로 득점권 위기에 몰렸지만, 2사 1·2루에서 송지후의 삼진으로 이닝을 마감했다.
양현종은 5회말 김재현의 삼진, 어준서의 2루수 땅볼, 이용규의 좌익수 뜬공으로 이닝을 끝냈다. 6회말 카디네스의 안타, 최주환의 우익수 뜬공, 푸이그의 삼진 이후 송성문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지만, 오선진의 유격수 땅볼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이날 양현종의 마지막 이닝이었다.


양현종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타선은 4회초 3득점, 6회초 6득점으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KIA는 7회초 이후 추가점을 얻지 못했지만, 불펜의 힘으로 상대의 추격을 저지했다. KIA의 13-1 승리로 경기가 종료됐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양현종은 "(180승 달성이) 너무 늦었다. 시즌 초반에 경기력이 너무 좋지 않았는데, 4~5번째 등판부터는 한 번 승리를 거두면 많이 바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늦게나마 승리를 달성해서 다행"이라며 "오늘(5일) 이기면서 팀도 연패를 끊은 만큼 앞으로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양현종은 "고척 원정 성적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운이 따랐으면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어떤 게 좋았다기보다는 확실히 타자들이 점수를 넉넉하게 뽑았기 때문에 실점에 대해서 크게 부담을 갖지 않고 공격적으로 던졌던 것 같다. 야수들의 수비도 좋았다"며 "항상 좋은 컨디션으로 던지려고 한다. 내 투구 밸런스를 찾기 위해 전력분석 파트나 코치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연습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KIA 선발투수들은 대체로 시즌 초반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주는 중이다.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과 아담 올러에 김도현까지 제 몫을 해주고 있다. 다만 모두가 기대했던 양현종이 흔들리면서 팀도, 선수도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양현종은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 전까지만 해도 팀의 주축 투수로서 항상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올 시즌 같은 경우 나도 힘들었지만, 나 때문에 다른 투수들까지 많이 힘들었다"며 "이제는 내가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더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고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KIA는 5일 키움전까지 시즌 33경기를 소화했다. 남은 경기 수는 111경기다. 양현종은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최대한 위에 있는 팀들과 승차를 줄이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선수들 모두 열심히 하고 있고, 결과가 뜻대로 나오지 않아서 마음고생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1패를 했을 때는 분위기가 좋지 않고, 반대로 1승을 하면 우승한 것처럼 분위기가 좋다. 그런 분위기를 최대한 이어가려고 한다"며 "부상 선수들도 돌아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엑스포츠뉴스 고척,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