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전통문화 속 고양이·호랑이 재현한 실감 영상 공개
대형 반가사유상도 눈길…국립민속박물관에선 '세계로 가는 놀이기차'
대형 반가사유상도 눈길…국립민속박물관에선 '세계로 가는 놀이기차'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앞마당에서 한가로이 놀던 고양이가 눈을 번뜩인다. 그의 앞에 있는 건 나비. 작은 날갯짓을 따라 빠르게 뛰어간다.
오이밭을 지나 수박밭에서 쥐를 쫓고 꽃밭에서 잠시 여유를 부르기도 한다.
냇가에서 물고기를 구경하다가 해가 지자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폭 60m, 높이 5m 화면 가득 채운 어느 고양이의 하루 모습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전통문화에 담긴 고양이, 호랑이 등 다양한 소재를 디지털 기술로 재현한 실감 영상 2종을 공개했다.
2022년 이후 약 3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볼거리다.

박물관 관계자는 "그림 속 꽃과 풀벌레, 고양이, 물고기를 눈앞에서 만나고 춤추는 호랑이를 보며 어깨를 들썩이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양이가 주인공인 '화조영모, 어느 고양이의 하루'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대표적인 화조영모(花鳥翎毛·꽃과 새 그리고 동물) 그림을 소개한다.
변상벽(1726 이전∼1775)의 '고양이와 참새' 그림, 신사임당(1504∼1551)이 그렸다고 전하는 '초충도'(草蟲圖) 속 모습을 3차원(3D) 기술로 생생하게 살렸다.
함께 공개된 '어흥, 호랑이 - 용맹하게, 신통하게, 유쾌하게' 영상은 조선시대 회화와 흉배(胸背·가슴과 등에 붙이는 표장) 속 호랑이를 소재로 했다.

호랑이가 눈을 끔뻑이는 순간부터 걸을 때 터럭이 바람에 바스락거리는 모습, 사물놀이 장단에 맞춰 흥겨운 모습, 나전칠기의 영롱함으로 빛나는 모습 등을 표현했다.
두 영상은 상설전시관 1층 디지털실감영상관에서 볼 수 있다.
화면 가득 펼쳐지는 볼거리에 아이들은 물론, 외국인들도 볼 만하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은 "한국의 미감을 담은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박물관과 문화유산을 더욱 가깝고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은 가정의 달을 맞아 '상상의 박물관' 행사도 열고 있다.
야외 열린마당에서는 5m 높이의 대형 반가사유상 조형물이 관람객을 맞으며, 국악 밴드 공연, 버블쇼 등 다양한 공연과 체험 행사가 6일까지 진행된다.
5월 한 달간 매주 수요일 오후 박물관 유튜브와 네이버 TV에서는 어린이의 교육, 심리, 건강, 미래를 주제로 인터뷰한 전문가 4명의 영상도 공개할 예정이다.
서울 경복궁 인근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어린이날을 맞아 세계의 놀이 축제를 주제로 한 '세계로 가는 놀이 기차'를 이날 오후까지 연다.
기차로 세계 여행을 한다는 콘셉트로 기획된 행사에서는 중국, 일본, 멕시코, 체코 등 다양한 국가의 공연과 놀이를 경험하고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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