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 토론 날선 공방…洪 "무슨 염치로 대선에" 韓 "계엄 막은 것 배신 아냐"
韓 '당원 게시판' 논란, 洪 '주막집 주모' 발언 들추며 서로 인신공격
한덕수 출마시 단일화에 洪·韓 모두 찬성…이준석 단일화는 洪 'O'' 韓 '△'
韓 '당원 게시판' 논란, 洪 '주막집 주모' 발언 들추며 서로 인신공격
한덕수 출마시 단일화에 洪·韓 모두 찬성…이준석 단일화는 洪 'O'' 韓 '△'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 2차 대선 경선에 진출한 홍준표·한동훈 후보는 25일 일대일 토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책임론 등을 놓고 난타전을 벌였다.
홍·한 후보가 서로를 지목하며 각각 주도권을 가지고 1시간 30분씩 총 3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상대방과 관련된 의혹과 과거 발언 등을 거론하며 정면충돌했다.
◇ 韓 "저와 의원 18명이 계엄 막아" 洪 "계엄 막았다고 숟가락 얹어"
홍 후보는 "내가 당 대표였으면 계엄도, 탄핵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대표라는 사람이 사사건건 대통령에게 시비 걸고 깐족대고 하니까 대통령이 참을 수 있었겠나. 내가 대표였으면 아무리 속상해도 대통령과 협력해서 정국을 안정시키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 후보는 "홍 후보처럼 대통령 옆에서 아부하면서 대통령 기분 맞췄던 사람들에게 계엄의 책임이 있다"며 "저는 계엄을 막았던 사람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보수 정당에서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아부했다고 하는데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잘되도록 해 줘야 한다"며 "당 대표도 모르는 계엄을 했을 땐 당 대표가 부끄러워해야 한다. 몰랐다는 게 자랑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 후보는 자꾸 자기가 계엄을 막았다고 하지만, 계엄을 막은 것은 야당이고 한 후보는 숟가락만 얹은 것"이라며 "(한 후보는) 계엄 선포의 중요한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다. 무슨 염치로 또 대선에 나오는지 참 보기 딱하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홍 후보의 독단적인 생각"이라며 "계엄을 저와 18명의 국민의힘 의원이 막은 것이 맞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는 "김건희 여사 문제, 명태균 문제 등을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한 것을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생각한다면 홍 후보가 정치를 잘못 보고 계신 것"이라며 "계엄을 막아야만 했다. 그래야 보수가 살고, 대한민국이 살았다. 배신이라고 말하는데 그것이 저의 민주주의와 공화주의, 보수에 대한 소신"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한 후보는 당 대표 시절 김 여사 특검법을 통과시키겠다고 용산을 협박하지 않았는가"라며 "김 여사는 해외 순방 때마다 넥타이 2개를 사서 하나는 '동훈이 준다'고 자랑했다. 김 여사를 형수라고 하면서 형수한테 못된 짓하는 것은 이재명 후보하고 똑같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는 "넥타이를 받으면 계엄 옹호해야 합니까"라며 "누군가가 뭘 주고 잘해 주면, 홍 후보는 국민이 아니라 그 사람 위주로 정치를 하는가"라고 응수했다.
◇ 洪 "'당원 게시판 논란', 가족이 범인 맞나" 韓 "'주막집 주모' 발언, 품격 떨어뜨려"
홍 후보는 한 후보의 당 대표 시절 가족 명의로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 비판 글이 올라왔다는 의혹을 캐물었다.
홍 후보는 "한 후보의 가족이 범인인가, 아닌가 대답을 우선 해보라"고 물었고, 한 후보는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아직도 성역이라고 생각하는가. 익명 게시판에 비판하면 안 되는가"라고 맞받았다.
한 후보는 과거 홍 후보가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며 공세에 나섰다.
한 후보는 홍 후보에게 "여성 최고위원에게 '여자는 밤에만 쓰는 것', '주막집 주모'라고 말했고, 여 기자에게 '너 맞는 수가 있다'고 했다"면서 "이 정도는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가. 보수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일로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정치인을 향해 분칠이나 하고 화장이나 하는 최고위원은 뽑으면 안 된다는 말 한적 있는가"라고도 물었다.
홍 후보는 "'주막집 주모'는 말했고 '여자는 밤에만 쓰는 것'은 말한 적 없다"며 "논리 비약하지 말라. 그렇게 하니까 지금 대통령이 화가 나서 계엄 한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한 후보는 이어 "명태균 씨가 사실상 운영한 기관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홍 후보 측에서 받은 사실은 없는가"라고 물었고 홍 후보는 "전혀 없다"고 답했다.
홍 후보는 또 "총선 이후 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이 이번에 압승했으면 총리 시키고 후계자 만들려 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대통령이) 1월에 저를 사퇴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이었는데 총리를 시킨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라고 반박했다.
◇ 한덕수 단일화에 찬성…이준석 단일화엔 洪 'O'' 韓 '△'
홍 후보와 한 후보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출마하면 단일화하겠다'는 질문의 '오엑스(OX)' 게임에서 모두 'O' 팻말을 들었다.
홍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대적하기 어려우니까 한 대행뿐 아니라 이준석 후보, 비명(비이재명)계까지도 전부 빅텐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경선을 통해 국민의힘 후보가 결국 보수 전체를 대표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선 홍 후보는 'O', 한 후보는 'O'나 'X'를 선택하지 않았다.
홍 후보는 "이 후보는 우리 당에 있었던 사람이지만 윤석열 정권에서 억울하게 쫓겨난 사람"이라고, 한 후보는 "국민의힘 색깔을 가지지 않은 분들과 당연히 연합해야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이 후보와의 단일화를) 얘기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韓 "깐족은 폄하 표현" 洪 "표현도 모르고 저러네"
홍 후보와 한 후보는 이 밖에도 토론회 내내 양보없는 신경전을 벌였다.
한 후보는 홍 후보가 자신에게 "깐족댄다"는 표현을 한 것을 두고 "그런 표현 쓰면 안 된다. 폄하하는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홍 후보는 "깐족댄다는 표현을 모르고 저래 쌌네(저렇게 말하네)"라고 대응했다.
한 후보는 "시중에서 홍 후보를 '코박홍'이라고 부르는 것 알고 있나"라며 "코를 박을 정도로 90도로 (인사하며) 아부했다는 것을 말한다"고 꼬집었다.
홍 후보는 "대통령이 서문시장 왔을 때 45도로 절한 일이 있다"며 "대통령에 대한 존경이고 예의"라고 반박했다.
한 후보는 또 "당 대표였다면 계엄에 반대했을지 대통령 편을 들었을지를 묻는다"고 하자 홍 후보는 "내가 당 대표였으면 이런 나라 혼란이 없었다"고 받아쳤다.
홍 후보는 "어떻게 뻔뻔스럽게 또 대선에 나오나. 우리 당원들이 한 후보 찍으면 진짜 정신 나간 사람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한 후보는 "그 말씀 주워 담을 생각 없는가. 그렇게 말하면서 당원들에게 선택해달라고 요청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한 후보는 "가상 화폐에 현물 ETF를 도입해야 한다고 책에 썼는데 어떤 취지인지 설명해달라"고 하자 홍 후보는 "내가 잘 모르는 부분은 전문가 의견을 존중해 썼다. 자세히 몰랐다고 했으니 그만 넘어갑시다. 그 정도 답 들으려고 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후 한 후보가 "'책에 있는 것을 말씀을 못 한다"고 지적하자 홍 후보는 "진짜 방송 그만하고 싶네"라고 말했다.
토론회 내내 부딪혔던 홍 후보와 한 후보는 "마지막에는 화해하고 화기애애하게 끝내자", "마지막은 웃으면서 끝내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라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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