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망 이용 알뜰폰 이용자 피해 여부도 조사 중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조현영 기자 = SK텔레콤[017670] 이용자 유심(USIM) 정보가 해커 공격으로 유출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해당 사실을 문자 등으로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다는 이용자 불만이 쏟아졌다.
SK텔레콤은 피해 고객이 아직 특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한 뒤 가입자 전원을 대상으로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는 등 피해 예방법 고지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23일 네이버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SK텔레콤 이용자들은 "중요한 해킹 안내를 T월드에 접속해야만 볼 수 있게 하는 이유가 뭐냐", "안내 문자를 보내는 기본적인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해킹 사실을 즉각 개별적으로 알리지 않은 데 실망감을 드러냈다.
지난 19일 해커에 의한 악성 코드로 인해 이용자 유심 관련 정보가 일부 유출된 정황을 확인한 SK텔레콤은 다음 날인 20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침해 사실을 신고하고 'T월드'에 이를 공지했으나, 이용자에게 개별적으로 문자 등 알림을 보내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정황만 있을 뿐, 실제 어떤 데이터가 유출됐는지, 대상 고객이 어느 정도인지 확실하지 않아 홈페이지나 각종 플랫폼, 보도자료 등으로 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대응은 법적인 문제 소지는 없지만 SK텔레콤은 가입자들의 불법 유심 복제 관련 불안감을 덜 수 있도록 이날부터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할 것을 권장하는 문자메시지(MMS)를 발송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유심 보호 서비스 안내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가입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순차적인 문자 메시지 발송을 포함해 T월드, 뉴스룸,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 방법을 안내할 예정이다.
SNS에서 해당 서비스 가입 방법을 영상 등을 통해 접할 경우 가입자의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나게 될 것에 대비해 데이터 100MB를 일괄 지급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전날 해킹 피해 사실을 공개하고 유심 보호 서비스에 대해 안내한 이후 하루 만에 7만2천명이 이 서비스에 신규 가입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금까지 유출 정보가 실제로 악용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유심 보호 기능을 적용하기 위해 로밍 서비스를 해제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상반기 안으로 이 서비스를 가입한 상태에서도 로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SK텔레콤 이용 고객뿐 아니라 SK텔레콤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의 이용자들도 해킹 피해에 대해 우려를 표현하고 있다.
알뜰폰 이용자의 유심 정보를 SK텔레콤이 자사 서버에 보관하고 있다면 유출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아직 조사 초기 단계인 만큼 알뜰폰에 대한 피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 해킹 사태에 따라 KT[030200],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사의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와 매일 1회 이상 소통하며 이상 징후를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이 같은 대응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30일로 예정된 현안질의 증인으로 류정환 SK텔레콤 안전보건 최고경영책임자(CSPO),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등을 추가했다.
hyun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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