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제조사 8천700억원 시장 규모…"소비자 기대치 높아 실망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올해가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수천 대가 시장에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22일 계면신문 등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분석한 결과 유니트리, 유비테크, 애지봇(즈위안로보틱스), 갤봇, 중칭 로봇테크, 러쥐로봇 등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사 6곳에서 올해 휴머노이드 로봇 약 1천 대 이상을 각각 양산할 계획이다.
시장 규모로는 45억위안(약 8천7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중국의 주요 로봇 제조사 11곳이 양산 계획을 세웠다고 트렌드포스는 파악했다.
이와 더불어 올해 테슬라도 수천 대의 옵티머스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의 생태계가 성숙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또 분석기관 리더봇 등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올해 총 82억4천만위안(약 1조6천억원) 규모의 휴머노이드 로봇 1만여 대를 생산해 글로벌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 등이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춘제(음력설) 기간 휴머노이드 로봇들의 화려한 군무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은 유니트리가 항저우에 신공장을 열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유니트리가 항저우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유니트리 본사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지역에서 1만㎡ 규모의 새 공장 가동을 올해 초 시작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보도했다.
항저우는 올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한 딥시크의 본거지이며, 앞으로 3∼5년간 항저우 신공장이 유니트리의 사업 확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고 SCMP는 짚었다.
유니트리의 로봇개인 '고2'(Go2)는 최저 1천600달러(약 227만원), 휴머노이드 로봇 'G1'은 1만6천달러(약 2천273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G1은 올해 2월 예약판매를 시작하자마자 동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세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인간과 대결하는 하프마라톤대회가 지난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다.
인간 1만2천명과 휴머노이드 로봇 21개가 참가한 이 대회에서 톈궁(天工)의 '톈궁 1.2맥스'가 2시간 40분을 기록하며 로봇 부문 1위를 차지했다.
21.0975㎞의 코스를 도는 동안 로봇들은 언덕과 커브길을 통과해야 했는데, 넘어지거나 방향을 잘못 잡는 등의 실수를 하며 현재 로봇 발전의 수준과 한계를 보여줬다. 유니트리의 로봇은 출발 직후 넘어지기도 했다.
유니트리의 마케팅 이사인 황자웨이는 SCMP에 "회사가 공식적으로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팀들이 유니트리의 로봇을 이용해 참가한 것"이라면서 "이런 대회가 업계 성장의 긍정적 동력으로 작용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기술 수준에 소비자들은 실망할 수 있다"면서 "대중의 기대는 비현실적으로 높은 데 반해, 로봇은 아직 충분히 지능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suk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