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내 각국·종교 지도자 추모 메시지도 잇따라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중동의 앙숙인 이스라엘과 이란도 21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에 한목소리로 애도를 표했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깊은 신앙과 무한한 연민을 가진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어지러운 세상에 평화를 촉구하는 데 평생을 바친 인물"이라고 칭송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대인의 세계와 유대를 강화하고 더 큰 이해와 상호 존중으로 종교 간 대화를 발전시켰다"며 "중동의 평화와 (가자지구) 인질들의 안전한 귀환을 위한 그의 기도가 곧 응답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애도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저지른 집단학살을 규탄하는 등 인도주의적 입장을 취한 교황의 이름은 깨어 있는 모든 양심과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제 동료들이 방금 소식을 전해줬다"며 "전 세계 모든 기독교인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무슬림이 대다수인 이란은 바티칸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중동 지역 다른 국가와 종교 지도자들의 추모 메시지도 잇따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로 다른 종교 집단 간의 대화를 매우 중요시하는 영적 지도자였다"며 "인도주의적 비극, 특히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던 분"이라고 추모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교황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바티칸에 팔레스타인 국기 게양을 승인한 분"이라며 "오늘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충실한 친구를 잃었다"고 애도했다.
아랍 국가 유일의 기독교인 지도자인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엑스에서 "레바논을 보호하고 정체성과 다양성을 보존하라는 교황의 거듭된 요청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정의와 평화를 위해 강력한 목소리를 낸 그의 죽음은 모든 인류에게 손실"이라고 썼다.
이슬람 수니파 신학의 총본산인 이집트 알아즈하르 사원의 대이맘 셰이크 아흐메드 엘타예브도 프란치스코 교황을 "이슬람 세계와의 관계를 강화한 나의 형제"라고 부르며 애도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그는 2019년 2월 '종교적 극단주의를 반대하는 인류 박애'를 골자로 한 공동 성명에 서명했다.
앞서 이날 교황청 궁무처장인 케빈 페렐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아침 7시 35분에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발표했다. 교황은 2013년부터 12년간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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