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노동자당 설립자 외잘란 '조직 해체' 옥중 선언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 설립자 압둘라 외잘란(75)이 튀르키예 정부 상대 무력투쟁을 중단하라고 조직원들에게 촉구했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외잘란은 27일(현지시간) 친쿠르드 성향 튀르키예 야당인 인민민주당(DEM)을 통해 낸 성명에서 "모든 단체는 무기를 내려놓고 PKK는 스스로 해산해야 한다"며 "(무장해제를) 촉구하는 데 대한 역사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1978년 PKK를 창설한 외잘란은 1999년 붙잡혀 사형을 선고받고 이스탄불 남서쪽 임랄리섬 감옥 독방에 27년째 수감돼 있다.
외잘란은 쿠르드족 분리운동 지도자로 여전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나 PKK가 조직을 해체하라는 그의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PKK는 쿠르드족이 다수인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독립국가 또는 자치권을 요구하며 정부를 상대로 무장투쟁을 벌여 왔다. 지금까지 무력충돌로 4만명 넘게 사망했다. 튀르키예와 미국·유럽연합(EU) 등은 PKK를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튀르키예 정부와 PKK는 2013년 휴전협정을 맺었으나 2015년 파기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PKK를 국가 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본다. 집권 정의개발당(AKP)과 연대하는 민족주의행동당(MHP)은 지난해 PKK 무장해제를 조건으로 외잘란의 사면을 제안한 바 있다.
무장투쟁을 중단하라는 외잘란의 선언은 지난해 12월 시리아 내전이 종식되고 과도정부가 수립되는 등 쿠르드족을 둘러싼 주변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나왔다.
튀르키예 정부군에 의해 국경 너머 시리아 북부로 밀려난 PKK 조직원들은 쿠르드민병대(YPG)의 일원으로 미국이 지원하는 반군 세력 시리아민주군(SDF)에 가담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PKK가 시리아의 생존도 위협한다며 시리아 과도정부와 대응 방안을 논의해 왔다. 시리아 북부에서는 과도정부 수립 이후에도 친튀르키예 반군 시리아국민군(SNF)과 쿠르드족이 주축인 SDF가 여전히 충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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