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수리기술위원회, 조건부 가결…40여년 만에 대대적 보수
2021년 모니터링 결과서 '수리 필요'…불단 뒤 벽화 해체 예정
2021년 모니터링 결과서 '수리 필요'…불단 뒤 벽화 해체 예정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600년 역사를 간직해 온 국보 '강진 무위사 극락보전'이 대대적인 보수 공사에 들어간다.
24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국가유산수리기술위원회는 지난해 열린 회의에서 무위사 극락보전의 해체·보수 안건을 심의해 조건부 가결했다.
무위사 극락보전은 1962년 국보로 지정된 사찰 건물이다.
조선 세종(재위 1418∼1450) 대인 1430년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남아있는 무위사 건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 초기 양식을 보여주는 중요한 건축유산으로 평가받지만,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쌓이면서 부재 곳곳을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펴낸 '2021년 중점관리대상 모니터링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극락보전은 구조 안전 점검에서 수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E등급'을 받기도 했다.
당시 연구진은 지붕부의 하중 불균형으로 인한 손상을 우려하며 주요 부재와 벽체 균열 등을 지속해서 모니터링(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2022년부터 극락보전 건물 전체를 해체해 보수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연구하는 한편, 단계별 해체 방안 등 구체적인 방법을 검토해왔다.
무위사 극락보전을 해체해 수리하는 건 40여년 만이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의 학술지 '문화재'(현재 명칭은 '헤리티지 : 역사와 과학') 제53권 제2호에 실린 '강진 무위사 극락보전의 벽체 수리 기록과 시기별 시공기술 고찰' 논문에 따르면 극락보전은 1935년과 1956년, 1982∼1983년에 각각 해체 수리했다.
전문가들 역시 대대적인 보수 공사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지난해 자문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구조적 변위, 각 부재의 성능 저하, 기단 침하 등으로 건물이 전반적으로 변형된 상태"라며 전체 해체 및 보수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현지 조사 결과를 토대로 극락보전은 전체 해체해 보수하고, (극락보전 내) 벽화는 해체하고 옮겨 보존 처리를 추진하겠다"고 검토 의견을 냈다.
현재 극락보전 안에는 불단 후불벽화가 남아있다.
불상 뒤에 놓인 후불벽 앞면에는 국보 '강진 무위사 극락전 아미타여래삼존벽화'가, 뒷면에는 보물 '무위사 극락전 백의관음도'가 그려져 있는데 모두 조선 초기 불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꼽힌다.
국가유산수리기술위원회 측은 "후불벽화 해체 순서와 관련해 기술지도단 등 관계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 진행한다는 점을 시방서에 명기하고 진행"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면서 "(해체·보수 공사로 인한) 자재 반·출입 시 차량 등으로 인해 주변 선각대사탑비 및 석탑에 영향이 있는지 사전에 검토해 보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극락보전 보수 공사에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관련 계약은 모두 마무리됐으나 아직 공사에 착수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해체·보수를 끝내려면 최소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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