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패배 책임론 털고 통합"…비명계 "실제 행동 따라야"
李, 내일 '친문 적자' 김경수 시작으로 비명계 대선주자와 회동
李, 내일 '친문 적자' 김경수 시작으로 비명계 대선주자와 회동
![](https://i.namu.news/20250212si/d2f5b1daf7e7519ab2a33b6fe1ac11dfc61378d28b10a8dde5d16ccc6f7cb306.jpg)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나란히 지난 대선 패배 책임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봉합될지 주목된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한 일간지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 탄생에 문재인 정부 사람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그중 내게 제일 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튿날 이 대표는 김어준 씨의 유튜브 채널에 나와 "지난 대선에서 진 것에 대한 제일 큰 책임이 제게 있다. 이길 수만 있다면 내부 불만도 들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2022년 대선 패배 책임론을 두고 최근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이 이를 해소하기 위한 메시지를 내놓은 셈이다.
그동안 '0.73%포인트' 차의 지난 대선 석패 원인을 두고 친명계는 '문재인 정부 심판론' 탓을, 비명(비이재명)계는 '대선 후보의 부족' 탓을 하면서 대립했고 여기에 지난 총선 공천 갈등이 맞물리며 양측은 좀처럼 앙금을 풀지 못했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내 탓이오'에 당분간은 서로를 겨냥한 공세가 잦아들며 그간 고조됐던 당내 계파 갈등 조짐이 수그러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친명을 비롯한 당 주류에서는 이 대표가 문재인 정부 인사를 기용하는 등 연일 '통합과 포용'을 강조하고 있어 계파 갈등이 잦아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는 13일 친문계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의 회동을 시작으로 비명계 대권 주자들과 연이어 만나 직접 소통에 나선다.
이 대표는 김 전 지사와의 만남 후 문재인 정권 출신의 김부겸 전 총리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도 만날 예정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두관 전 의원과의 회동도 추진한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이 완전한 통합으로 이어질지를 두고는 당내의 관측이 계파별로 엇갈리는 분위기가 읽힌다.
우선 친명계에서는 다소 낙관적인 시각이 감지된다.
당 관계자는 12일 통화에서 "계파 갈등은 어느 정도 정리될 것"이라면서 "양 지도자가 구조적 갈등의 원인이기도 했던 대선 패배 책임론을 털면서 친명과 비명이 하나로 뭉치는 자리가 깔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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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비명계는 당장엔 이 대표의 책임 인정을 평가하면서도, 말뿐이 아닌 실제 행동까지 따라야 한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 대표가 비명계가 요구해 온 '총선 과정에서 배제된 이들에 대한 사과'를 하는 등 실제로 통합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비명계 관계자는 "통합은 말로 하는 게 아니다"라며 "통합을 위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탈당자를 포용하는 '대사면', 당내 비명계에 대한 조치 등이 따르지 않으면 국면 전환용 카드에 불과하다"고 했다.
1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을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재판의 2심 판결을 계기로 또다시 계파 갈등이 촉발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가 2심에서 또다시 유죄 선고를 받게 된다면 이미 몸풀기에 나선 비명계 대권 주자들이 이를 고리로 '불안한 후보론'을 띄우며 이 대표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점에서다.
실제 조기 대선이 펼쳐지면 당 후보를 정하는 경선 룰을 둘러싼 충돌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대표가 강성 당원들이 포진한 권리당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만큼 비명계가 경선에서의 권리당원 표 비중 조정 등 일종의 '어드밴티지'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대선 승리를 위해선 통합이 절실하다"며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열어놓고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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