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양민혁이 교체 명단에 포함되면서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 데뷔전을 노린다.
QPR은 오는 2일(한국시간) 오전 0시 영국 런던에 위치한 더 덴에서 열리는 밀월과의 2024-25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30라운드 원정 경기를 앞두고 선발 명단을 발표했다.
QPR은 지난 29경기에서 승점 38(9승11무9패)를 쌓아 챔피언십 24팀 중 13위에 자리 중이다. 승점 37(9승10무1패)인 밀월은 QPR 바로 뒤인 14위에 위치해 있다.
경기에서 진다면 순위가 바뀌기에 QPR 입장에서 밀월전은 매우 중요한 경기이다. 중요한 원정 경기에 QPR은 신입생 양민혁을 동행하기로 결정했다.
QPR은 이날 4-2-3-1 전형을 내세웠다. 폴 나르디가 골문을 지키고, 로니 에드워즈, 스티브 쿡, 모건 폭스, 케네스 팔이 백4를 구성한다. 중원은 샘 필드, 키어런 모건, 조나탕 바란이 지키고, 최전방에서 일리아스 셰이르, 폴 스미스, 알피 로이드가 밀월 골문을 노린다.
QPR에서 강원FC 시절에 달고 뛰던 등번호 47번을 배정 받은 양민혁은 벤치 명단에 포함돼 교체 출전을 준비한다.
밀월전으로 앞두고 QPR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토트넘 홋스퍼에서 임대 이적한 한국 윙어 양민혁은 데뷔전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발표했는데, 양민혁이 벤치 명단에 포함되면서 데뷔전 성사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양민혁은 지난해 여름 손흥민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와 6년 계약한 뒤 전 소속팀 강원FC에서 임대 신분으로 6개월 더 뛰다가 K리그1 2024시즌이 끝난 지난해 12월 중순 토트넘 구단에 합류했다. 1월1일 프리미어리그 선수 등록을 마친 뒤 토트넘에서 3경기 교체 명단에 들었으나 출전하지 못했고, 이후 QPR 러브콜을 받아 임대로 오게 됐다.
양민혁은 지난달 30일 QPR 홈페이지를 통해 "QPR에 올 수 있어 기쁘고 기대를 하고 있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겠다"며 "이 곳에서 뛰던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에 대한 좋은 추억이 있다. 정말 뛰고 싶고 정기적으로 경기에 나가고 싶습니다"며 출전에 대한 목마름을 얘기했다.
이어 "내가 한국에서 프로 구단에 몸 담았을 때 뛰고 싶은 마음이 매우 강했다"며 "이제 영국에 왔지만 여전히 성공하고 싶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QPR CEO인 크리스천 누리는 "양민혁을 QPR에 영입, 그에게 처음으로 영국 축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돼 기쁘다"며 "양민혁은 토트넘에 도착하기 전부터 몇몇 최고 명문 클럽에서 세계 최고의 공격형 유망주로 평가받았다"고 했다.
2006년생 유망주 양민혁은 지난 1일 토트넘에 공식 합류했다.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는 같은 날 "2025년 겨울 이적시장이 열렸다는 소식과 함께 양민혁이 1호 이적생이 됐다"라는 소식을 알렸다.
양민혁이 프리미어리그 강호 토트넘에 합류하면서 팬들을 흥분시켰는데, 현지 언론은 양민혁의 기량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높은 공신력을 자랑하는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양민혁은 새로운 나라에서 생활하고 있다. 언어 수업을 받는데 집중하고 있다. 토트넘 감독에게 넓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선수다. 그러나 아치 그레이나, 루카스 베리발 같은 선수처럼 활약하기는 힘들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매체의 예상대로 토트넘은 양민혁을 1군 자원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양민혁은 계속 명단 제외를 당하거나 벤치 명단에 포함돼도 경기를 뛰지 못했다. 지난달 12일엔 영국 5부리그 클럽인 탬워스FC와 FA컵 3라운드(64강) 원정 경기에서 명단 제외를 당해 팬들에게 충격을 줬다.
결국 토트넘은 양민혁을 QPR로 임대 보내기로 결정했다. 토트넘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의 임대에 대해 "그에게 새로운 문화, 환경, 리그, 나라에 적응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그는 아주 어리고 그가 정착하도록 하는게 필요하다고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우리 상황에서 내가 하길 원하는 최근 것은 또다른 어린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노출할 만큼 충분히 했고 그들은 매우 잘 하고 있다. 그는 분명히 우리 구단의 장기적인 투자이며 그에게 올바른 것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도 양민혁 임대에 대해 "이는 그저 양민혁에게 유럽 축구에 대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라며 "양민혁이 K리그에서 익숙했던 것과는 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토트넘을 떠난 양민혁은 이제 QPR에서 영국 축구 적응에 나선다.
최근 들어 한국과 일본 선수들이 진출하는 잉글랜드 2부를 축구 인생의 새 교두보로 삼는 게 유행인데 양민혁도 이 흐름에 가세하게 됐다. 챔피언십도 K리그와 비교하면 수준이 높으면 높았지 비슷하거나 떨어지진 않는다. 배준호(스토크 시티), 엄지성(스완지 시티) 등 이미 20대 초반의 한국 대표팀 영건들이 잉글랜드 2부에서 활약하고 있다. QPR에 사이토 고키가 뛰는 등 일본 선수들도 점점 축구종가 2부에 보폭을 넓히고 있다.
QPR은 윙어들의 공격포인트 생산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12골 6도움을 폭발한 양민혁이 제 컨디션을 찾으면 경쟁력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속단은 이르다. 그라운드 환경이 다르고, 잔디도 다르고, 영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다. 양민혁은 아직 영국 축구 적응 중이다.
빠른 적응을 위해선 경기에 많이 뛰어야 하는데, QPR 주전이 되려면 빠르게 공격포인트를 올려야 한다. 영국 '풋볼 리그 월드'도 "양민혁은 빨리 뛰어야 할 것 같다. 그는 큰 명성을 가지고 왔지만, 이것이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게 해서는 안 된다"라며 "양민혁은 QPR에서 처음부터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양민혁이 K리그1에서 보여주던 것처럼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린다면 합류하자마자 QPR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다. 양민혁도 QPR 입단 후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만약 밀월전 명단에 소집된다면 자신있다"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양민혁은 아울러 QPR의 프리미어리그 승격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QPR에서의 목표에 대해 "당연히 승격이다. 우리 팀에 많은 승리, 승점을 안겨주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QPR은 17경기를 남겨놓은 현재 승점 38로 13위를 달리고 있다. 승격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있는 6위 미들즈브러가 승점 44로, QPR과는 두 경기 차다. QPR이 남은 일정을 통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지난시즌 K리그1 공격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았던 양민혁의 장점이 발휘되면 QPR 승격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
원소속팀 토트넘에서의 한 달을 물어보는 질문에 "좋은 팀이라는 걸 느꼈다. 영국 축구 적응은 지금도 계속 하는 중"이라고 전한 양민혁은 생애 첫 영국에서의 한 달 생활에 대해선 "처음 와봤다는데 모든 것이 새롭고 재밌다. 다양한 관광지도 가봤다. 새로운 곳에 와서 재밌다"며 웃었다.
"난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 결정력을 갖추고 있다"고 전한 양민혁은 "QPR 새 동료들의 첫인상이 좋다. 친근하고, 내게 먼저 다가와주려는 것을 느꼈다. 재미있는 선수들이 많다고 느꼈다"고 했다.
사진=QPR,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