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유림 기자) 유명배우와 대기업을 내세운 갤러리K의 피해자들이 속출했다.
오는 24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KBS 1TV '추적 60분' 「사기가 된 예술, 갤러리K 아트테크」 편에서는 갤러리K의 실체를 분석하고, 의혹의 중심에 있는 김○○ 대표의 과거를 추적해 본다.
고수익과 원금 보장을 약속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갤러리K. 이들은 투자자들에게 그림을 판매한 뒤 다시 해당 그림을 기업이나 병원 등에 렌털해 수익을 발생시켜 투자자들에게 나누어주는 이른바 ‘아트노믹스’ 상품을 주력으로 내세웠다.
연 7~9%에 달하는 높은 투자 수익률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한 갤러리K는 설립 8년 만인 2023년, 연 매출 660억을 기록해 업계 1위로 올라섰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를 계기로 갤러리K의 재무 상태와 사업 구조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불과 두 달여가 지난 시점, ‘경기 침체로 회사 운영이 어렵다’고 하던 갤러리K 김○○ 대표가 해외로 도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결국 투자자들은 집단 소송에 나섰고 현재까지 알려진 피해 금액만 수백억 원에 달한다. 갤러리K에 그림을 판매한 작가들 역시 대금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에 나서기로 했다.
■ 실패한 비즈니스? 계획된 폰지 사기?
갤러리K의 대표 상품 아트노믹스는 투자자들에게 1년에서 3년 사이의 계약 기간 동안 연 7%~9%의 렌털 수익을 제공하는 고수익 상품이었다. 계약이 종료되면 갤러리K에서 그림 재매입을 약속해 원금 손실 걱정이 없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제작진이 만난 피해자 김준호(가명) 씨는 최초투자금 3,000만 원의 지속적인 렌털 수익을 확인한 뒤 투자 금액을 1억 원까지 늘렸다. 그러나 김 씨가 투자 금액을 늘린 지 얼마 되지 않아 렌털 수익 지급은 중단됐고, 갤러리K는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 중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피해자들은 갤러리K가 계획적인 폰지 사기를 벌였다고 주장한다. 애초에 수익이 발생할 수 없는 사업을 포장해 투자자들에게 판매했고, 후순위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선순위 투자자들의 이익금을 지급하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라는 것이다.
■ 유명 배우, 대기업, 아트 딜러까지… 속을 수밖에 없었다
갤러리K에 1억 2,000만 원을 투자한 이지영(가명) 씨는 “갤러리K 광고에 유명 배우가 등장한 것을 보고 신뢰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주변 권유에도 투자를 망설였지만, 화가로도 활동 중인 유명 배우의 TV 광고를 보고 갤러리K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다.
갤러리K는 대기업과의 협업을 내세우기도 했다. 갤러리K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A사와 협업을 맺었다’며 미술품과 가전제품을 결합한 투자 상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또 다른 대기업 B사의 결제 플랫폼을 활용한 시스템을 제공했다.
이렇게 갤러리K를 알게 된 투자자들을 실제 투자로 이끈 것은 이른바 ‘아트 딜러’였다. 갤러리K는 전국 5개 사업단 아래 2,500여 명의 아트 딜러가 활동 중이라고 홍보했다.
갤러리K는 한국아트딜러협회에서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획득한 아트 딜러가 ‘예술의 전문적인 지식과 안목’을 가지고 ‘작품의 가치를 상승하도록 관리’하는 전문가라고 설명했지만, 정작 투자자들은 아트 딜러에 대해 전혀 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 3,000만 원 vs 300만 원, 진짜 그림의 가격은 얼마?
갤러리K는 그림을 구입한 투자자들에게 ‘진품 보증서’와 ‘호당 가격 확인서’를 보내왔다. 제작진이 만난 피해자들은 호당 가격 확인서, 그리고 확인서를 발행한 한국미술협회에 상당한 신뢰가 있었다고 말했다.
회원 수 35,000명 이상, 결성된 지 60년이 넘은 한국미술협회에서 발행한 확인서는 갤러리K의 그림 정찰제 판매의 근거가 됐다.
제작진은 갤러리K에서 1억 원어치 그림을 구입한 김준호(가명) 씨와 함께 화랑이 밀집한 인사동을 찾았다. 조금이라도 피해를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 김 씨. 그러나 김 씨가 화랑에서 마주한 현실은 냉혹했다.
■ 모든 사태의 중심에 선 인물, 김○○ 갤러리K 대표
종합격투기 대회부터 슈퍼모델 선발대회, 국제기구 기부금 전달식까지 김○○ 대표는 갤러리K 설립 초기부터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해왔다.
미술계에 알려진 바가 별로 없던 김○○ 대표는 불과 8년 만에 갤러리K를 업계 1위의 기업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수백억 원대의 투자 피해를 일으키고 잠적한 폰지 사기 의혹의 당사자가 됐다.
'추적 60분' 제작진은 취재 중 김○○ 대표의 과거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제보자를 만날 수 있었다. 오래전부터 갤러리K와 김○○ 대표를 주시하며 갤러리K 사태가 벌어질 것을 예감하고 있었다는 제보자. 과연 김○○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추적 60분' 1397회 「사기가 된 예술, 갤러리K 아트테크」 편은 오는 24일 오후 10시 방영된다.
사진=KBS 1TV
이유림 기자 dbfla4676@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