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가 패배하는 법을 잊었다. 그러나 승리하는 방법도 까먹은 모양이다.
유벤투스는 지난 1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 위치한 스타디오 올림피코 그란데 토리노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20라운드 토리노 FC와 맞대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유벤투스는 19라운드 일정이 순연되면서 총 19경기를 치른 상태다. 7승 12무, 승점 33점을 기록하며 5위에 그치고 있다.
양 팀 전반에 득점을 주고받았다. 전반 8분 유벤투스의 케난 일디즈가 시도한 슈팅이 선취골이 됐다. 그러나 전반 종료 직전인 전반 46분 토리노가 동점골을 만들었다. 양 팀 모두 전반전 나온 유일한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됐다.
후반전 유벤투스가 강하게 상대를 몰아붙였다.
승리를 위해 슈팅을 했다. 그러나 답답한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유벤투스는 후반전에 63% 점유율을 바탕으로 무려 13개의 슈팅과 8개 유효슈팅을 만들었다. 그러나 추가 득점을 만들지 못하고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또 무승부다. 유벤투스 팬들은 결과를 보고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다. 최근 리그 5경기에서 겨우 한 번 승리했다.
그런데 유벤투스는 이번 시즌 무패를 질주하는 유일한 빅리그 구단이기도 하다. 유벤투스는 이번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를 포함한 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프랑스까지 '5대리그'에서 유일하게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팀이다.
엄청난 기록이라고 봐야 할까, 난감하다고 해야할까. 분명 패배를 모르고 질주하고 있는데 순위가 생각보다 낮다. 이대로 가면 리그 우승은 커녕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조차 확신할 수 없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당연히 승리가 너무 적어서다. 유벤투스는 세리에A, 챔피언스리그 및 자국 컵대회를 등 총 27번의 공식 경기를 진행했다. 여기서 11승 1무 2패로 40.74% 승률을 기록 중이다. 리그에서 '무패행진' 중인 팀이 공식경기 승률이 50%도 안 되는 신기한 상황이다.
유벤투스는 이번 시즌 시적 전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과 이별했다. 2023-2024시즌 세리에A 볼로냐를 이끌고 UEFA 유로파리그 우승 이변을 일으킨 티아구 모타 감독을 선임했다.
유벤투스 팬들은 큰 기대 갖고 있었다. 알레그리 감독에게 큰 실망을 했기 때문에다.
알레그리 감독은 과거 2014~2019년과 2021~2024년 총 두 번 유벤투스를 지휘했다. 첫 번째 감독 시절 대성공을 이뤘다. 총전적 271전 191승 43무 37패 승률이 무려 70%였다.
이탈리아의 압도적인 강자였다. 세리에A 5연속 우승, 코파 이탈리아 4연속 우승 등 이탈리아를 지배했다. 또 UEFA 클럽 랭킹 4위까지 올라갔다. 이는 단순히 강함을 나타내는 지표가 아니다. UEFA 구단 순위에 따라 중계권 및 시드 선정, 상금 배분 등 비율이 유의미하게 달라지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업적이다.
알레그리의 유벤투스 2기는 최악이었다. 상대가 누구든 간에 라인을 낮추다 못해 중원 싸움을 포기한 듯한 전을 선보였다. 심지어 체계적인 전략을 통해 나오는 득점 비중이 상당히 부족했다. 신체 조건이 좋은 선수들을 최전방에 위치 후 크로스를 올려 득점을 뽑아내는 투박한 공격을 주로 보여줬다.
특히 한국 축구팬들이 알레그리의 2기를 비판이 많이 했다.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민재가 나폴리로 이적한 상태였다. 덕분에 세리에A에 대한 한국 축구팬들의 관심이 올라갔다. 세리에A 최다 우승에 빛나는 유벤투스는 당연히 큰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전략, 전술 없는 축구는 팬들에게 지루함만 선사했다.
모타 감독은 이런 알레그리의 전술 문제를 해결해 줄것으로 팬들이 기대했다. 그러나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 젊은 선수들을 바탕으로 힘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경기가 잘 안 풀리면 세부전술이 잘 안보이는 알레그리와 비슷한 단점이 보이고 있다.
승점 획득도 더디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모타 감독은 마시모 카레라, 알레그리(1기), 안드레아 피를로, 안토니오 콘테, 마우로치오 사리 등 2009년 이후 유벤투스 지휘봉을 잡았던 사령탑 중 경기당 획득 승점이 가장 적은 감독(1.7점)이다.
단, 유벤투스는 지금 최고 전력을 갖춘 상황이 아니다. 핵심 공격수 두산 블라호비치, 주전 수비수 브레메르, 핵심 경기에서 강한 아르카디우스 밀리크 등 부상으로 결장 중인 선수들이 많다. 그래도 사정을 봐줄 수 없다. 이탈리아 최강인 만큼 유벤투스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사진= 연합뉴스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