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침팬지·코끼리도 겨울은 힘들다…썰렁한 대구 달성공원
연합뉴스
입력 2025-01-08 14:07:29 수정 2025-01-08 14:44:09
영하 날씨에 동물들 햇볕 아래서 휴식…내실에 머물기도
피부층 두꺼운 '남아메리카 물개'만 물놀이 만끽…관람객 종종걸음


'아이 따뜻해'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8일 오전 대구 중구 달성공원 동물원 내 뱅갈호랑이가 햇볕을 맞고 있다. 2025.1.8 psjpsj@yna.co.kr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동물들도 추운지 꼼짝을 않네요."

8일 오전 대구 중구 달성공원 동물원.

아침 기온이 영하 2.4도까지 떨어진 이날 달성공원 동물원 내 동물들도 추위에 바짝 얼은 듯한 모습이었다.

꽃사슴 수십마리는 서로 뭉쳐서 떨어지지 않았고, 추위에 약한 침팬지는 내실에 머물며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몇몇 시민은 '이 동물은 열대 동물이기 때문에 날씨가 추우면 내실에 머문다'는 안내판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

동면에 들지 않은 에조불곰 2마리는 사육장을 반복해서 돌아다니며 몸을 녹이는 듯했다.

'겨울엔 햇볕이 중요해'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8일 오전 대구 중구 달성공원 동물원 코끼리가 햇볕을 맞고 있다. 2025.1.8 psjpsj@yna.co.kr

열대 동물인 코끼리, 맹수인 사자와 뱅갈호랑이는 사육장 내 햇살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추위에 더해 평일 오전 시간인 탓에 동물원을 찾는 시민 발길도 뜸했다.

걷기 운동을 하려는 시민들은 두꺼운 점퍼와 귀마개 등 방한 도구를 착용하고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시민 박태선씨는 "아침마다 산책하려고 달성공원에 오는데 최근 며칠 사이 날씨가 확 추워지면서 동물들도 꼼짝을 하지 않는 것 같다"며 "사람이나 동물이나 추운 건 마찬가지 아닐까"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웃들과는 다르게 바다에서 주로 생활하는 '남아메리카 물개'는 겨울을 맞아 신이 난 모습이었다.

'추운 겨울이 좋아'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8일 오전 대구 중구 달성공원 동물원 내 남아메리카 물개가 물놀이하고 있다. 2025.1.8 psjpsj@yna.co.kr

이 물개 5마리는 쉴 새 없이 물살을 가르며 헤엄치다 사육사의 손짓에 물 위로 솟구쳐 오르는 등 추위를 즐기는 듯했다.

사육사는 "남아메리카 물개는 피부층이 두꺼워 추위에 강하고 더위에 약하다"며 "여름에는 시원한 물을 계속 공급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영향으로 조류 관람은 제한된 상황이었다.

동물원 측은 학, 오리 등이 모여있는 사육장 주변으로 접근금지 라인 등을 설치했다.

'AI 차단…접근 제한'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8일 오전 대구 중구 달성공원 동물원 조류 사육장 주변에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방지를 위한 접근금지 라인이 설치돼 있다. 2025.1.8 psjpsj@yna.co.kr

달성공원 관계자는 "동물들의 습성에 따라 추위가 좋지 않은 동물도 있고 추위를 좋아하는 동물도 있다"며 "동물들의 건강 상태나 내실 점검은 매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추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9일과 10일 대구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7도와 영하 11도로 각각 예보됐다.

'문 좀 열어줄래'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8일 오전 대구 중구 달성공원 동물원 사자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5.1.8 psjpsj@yna.co.kr

psjp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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