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崔대행 '헌법재판관 2명 임명' 비판…용산 '반발' 사의표명
연합뉴스
입력 2025-01-01 15:26:13 수정 2025-01-01 15:26:13
與 "유감, 독단적 결정 아니었나"…野 "3명 임명, 여야 합의된 사항"
우의장, 권한쟁의심판 검토…野, 崔대행 탄핵 추진은 일단 '스톱'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현안 관련 비공개 회의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1 pdj6635@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계승현 기자 = 여야는 1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 몫 헌법재판관 3명 중 2명을 임명한 것을 두고 제각각 반발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임명 권한이 없다는 점과 국무회의에서 충분한 논의 절차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 3인 중 2명만 선별해 임명한 것에 불만을 표출했다.

대통령실 고위 참모들은 최 권한대행의 결정에 반발하며 사의를 표명하는 등 후폭풍이 지속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 거듭 유감을 표명했다.

특히 전날 국무회의에서 숙의 없이 최 권한대행이 결정을 내렸다는 점을 부각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 헌법재판관 임명은 유감스럽다"며 "책임과 평가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무회의에서 충분히 논의한 다음에 결정했으면 헌법 원칙에 부합할 텐데 그런 과정을 생략하고 본인 의사를 발표한 건 좀 독단적 결정이 아니었나"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다만 최 권한대행의 결정에 대해 권한쟁의심판 등 법적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최 권한대행에 대해 이미 강력한 유감 표명을 한 만큼 추가로 조치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강기정 시장 만난 이재명 대표(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 설치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추모한 뒤 강기정 시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5.1.1 daum@yna.co.kr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을 향해 나머지 헌법재판관 후보자 1명을 즉각 임명하라고 압박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보류는 국회의 권한을 침범한 반헌법적 행위이자 헌법재판소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흔드는 부적절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헌법재판관 3인 선출은)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 시절 긴 협상 끝에 지난해 11월 말 여야 합의가 이뤄진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진 국무위원들을 향해선 "내란 수괴의 계엄 폭정에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도 벙긋 안 했다더니, 인제 와서 헌법재판관 임명에 시끄럽게 반발한다니 기가 막힌다"(이지혜 부대변인)는 비판이 나왔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 의장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회 몫의 헌법재판관을 심의해 선출할 권리를 침해당한 게 명백한 만큼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장호진 외교안보특보와 수석비서관 전원이 최 권한대행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이 최 권한대행에게 항의의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도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발해 사직서를 냈다.

전날 국무회의에서는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방침을 밝히자, 일부 국무위원이 최 권한대행의 임명 권한과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가지고 최 권한대행을 곧바로 탄핵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8인 체제' 헌재가 구성된 만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진행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우선 해소됐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 "어제 의원총회에서 부글부글 끓는 비판이 많이 있었지만, 한편으로 최 권한대행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탄핵에는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역시 '국정 안정'에 방점을 찍고 있어 헌법재판관 임명을 둘러싼 논란이 장기화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최 권한대행의 불합리한 헌법 절차 운영에도 국민의힘은 국정과 헌법의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최 권한대행은 더 이상 정치적 공세 등에 휘둘리지 않고 헌법과 국정을 안정시키라"고 촉구했다.

yu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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