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등 관내 '전 구간' 제안해 이견…"최대한 내년 초 빠르게 발표"
개발 이익으로 비용 조달 가능 사업 우선…철도공단 자회사 세워 전담관리
개발 이익으로 비용 조달 가능 사업 우선…철도공단 자회사 세워 전담관리
(세종=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정부가 당초 올해 연말 진행하려던 철도 지하화 사업의 선도(1차) 사업 구간 발표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구간별 단계적 추진이 아닌 관내 전체 구간을 선도 사업 대상으로 제안하며 국토교통부와 견해차를 보인 탓이다.
국토부는 내년 중 철도 건설·시설관리 담당 기관인 국가철도공단에 자회사를 새로 세워 철도 지하화 사업을 전담 관리하도록 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사업 시행방안'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설명했다.
철도 지하화 사업은 도심 지상에 깔린 철도를 땅 아래로 넣는 초대형 토목 사업이다. 내년 1월 31일 시행되는 철도 지하화 특별법에 따라 정부 재정 지원 없이 철도 상부와 주변 부지를 상업 시설 등으로 통합 개발해 비용을 충당한다.
국토부는 완결성이 높은 사업을 선도 사업으로 우선 추진할 방침으로, 서울·부산·인천·대전시와 경기도 등 5개 지자체로부터 사업 제안서를 접수했다.
애초 이들 지자체 중에서 선정한 선도 사업 구간을 올해 말에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지자체와의 추가 협의가 필요해 발표가 다소 밀리게 됐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선도 사업의 취지는 우선 추진이 필요한 핵심 구간을 선정하는 것인데 이 지점에서 서울 등 일부 지자체와 국토부 간의 의견이 엇갈렸다는 설명이다.
서울, 인천시와 경기도에서 제안한 구간은 각각 관내 경부선, 경인선, 경원선 전체 구간인데, 이를 모두 선도 사업으로 끌고 가기에는 너무 크고 부담스럽다는 것이 국토부의 입장이다.
윤진환 국토부 철도국장은 "핵심 광역도시 중 철도가 도시 개발을 저해하는 구간을 중심으로 우선 지하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철도 지하화 평가위원회에서는 사업비 일부 부족분에 대한 지자체 분담 방안에 대해서도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국토부는 전했다.
국토부는 지자체와 추가 협의를 위해 주요 권역별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사업 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지자체로부터 내년 5월까지 추가 사업 제안을 접수하고 내년 말까지 전국 철도 지하화 통합 개발 종합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윤 국장은 "선도 사업 발표는 실무적으로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대한 내년 초엔 빠르게 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 지연에 따라 선도 사업 시행 자체는 수개월가량 밀릴 수 있지만, 다른 사업 구간보다는 여전히 2∼3년가량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날 철도 지하화 사업 시행방안을 통해 철도 상부 개발 이익으로 지하화 비용을 조달할 수 있는 사업은 우선 추진하되,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은 지자체의 지원 방안과 지역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또 내년 하반기 중 철도공단에 자회사를 신설해 전담 기관으로 지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철도 지하화 특별법 개정을 추진한다.
철도공단은 현행법상 사업 시행 기관을 맡을 수 없고, 추가 부채 부담과 고유 업무의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것이다.
신설 기관은 기존 공공기관 및 지자체와 협업할 수 있도록 공동 사업시행 구조를 도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토부는 철도 지하화 사업의 취지와 효과를 고려해 철도시설 상부에 인공지반을 조성하는 것도 지하화 사업에 포함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지역 여건별 맞춤형 개발을 위해 개발 사업 유형을 16개로 다각화하고, 고밀도의 입체 개발을 할 수 있도록 개발 특례도 유사 제도 대비 최고 수준으로 부여할 계획이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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