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퇴역군인 출신, 범행전 영상에서 "IS에 영감받아"…차량서 폭발물 발견
FBI "공범 가능성"…바이든 "라스베이거스 테슬라 트럭 폭발 사건과의 연관성 조사"
FBI "공범 가능성"…바이든 "라스베이거스 테슬라 트럭 폭발 사건과의 연관성 조사"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새해 첫날인 1일 미국 중남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중심가에서 발생한 트럭 돌진 테러와 관련해 용의자가 이슬람국가(IS) 국가의 영감을 받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뉴올리언스 트럭 돌진 사건에 대해 "용의자가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영감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캠프 데이비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사건 용의자가 범행하기 몇시간 전에 ISIS(IS를 미국이 가리키는 명칭)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는 것을 나타내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라며 "이를 미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보고받았다"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용의자가 해당 영상에서 살해 의지도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3시 15분께 뉴올리언스의 번화가인 프렌치 쿼터(French Quarter) 버번 스트리트(Bourbon Street)에 신년 맞이를 위해 모인 인파 속으로 갑자기 픽업트럭 한 대가 돌진했다.
현재까지 이 사고로 인해 15명이 숨졌으며 35명 이상이 다쳤다. 용의자도 현장에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후 사망했다.
FBI는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수사당국은 범인이 42세의 미 퇴역 군인인 샴수드 딘 자바르(Shamsud Din Jabbar)이며 그가 사건에 사용한 차량에서 IS 깃발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FBI는 공범의 존재에 가능성을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FBI의 앨리티어 던컨 요원은 "용의자와 테러 조직과의 잠재적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자바르의 단독범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AP통신은 루이지애나주 경찰 정보 게시판을 인용해 수사관들이 현장에서 파이프 폭탄 2개를 비롯해 원격으로 폭발하는 급조폭발물(IED) 추정 폭발물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남성 세 명과 여성 한 명이 차량에 폭발물을 설치하는 CCTV 영상이 게시판에 함께 올라와 있었지만, 당국자들은 이 같은 사항을 확인해주지 않았다고 AP는 덧붙였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자바르는 테러 범행일 아침 녹화 영상 여러 개를 올렸는데, 이 중 한 개 영상에서 IS에 합류하라고 이야기하는 꿈을 여러 번 꿨다고 말했다.
영상에서 자바르는 자신의 이혼을 언급하며 원래는 가족을 "축하 행사"를 위해 모이라고 한 뒤 죽일 계획이었으나 IS에 합류하라 꿈을 여러 번 꾸고 난 뒤 계획을 바꿔 IS에 합류했다고 했다.
이 영상을 자바르가 직접 자신의 휴대전화로 녹음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그가 텍사스에서 루이지애나로 오는 길에 녹화된 것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녹화 당시 주변이 어두웠으나 정확한 시각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용의자가 두 번의 결혼 실패와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고 이후 IS에 의해 영감을 받아 과격하게 변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NBC가 입수한 자바르의 군 복무 기록에 따르면 그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미군 현역으로 복무했고 2009년부터 2010년까지는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다.
예비군으로 5년을 더 복무한 뒤 2020년에 제대했고 이후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했다.
더타임스는 2020년 5월 그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보면 자신이 휴스턴에 있는 부동산 회사 블루 '메도 프로퍼티'의 부동산 매니저라고 홍보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의 사업은 어려움을 겪었고 같은 시기 둘째 부인과도 이혼했다.
관련 법원 문서를 보면 이혼으로 인해 자바르가 집을 잃는 등 상당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추정됐다.
자바르는 전 부인의 변호사에게 보낸 서한 등에서 자신의 회사가 2021년 2만8천달러 이상의 손실을 냈으며 신용카드 빚이 1만6천달러 있다고 밝혔다.
자바르의 전 부인과 재혼한 드웨인 마시는 자바르가 지난해 이슬람교로 개종했으며 이후 "완전히 미쳐버렸다"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몇개월간 전·현직 미국 당국자들이 IS의 포섭 활동과 이른바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에 의한 테러 위험에 대해 경고해왔다는 점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CNN방송에 따르면 크리스 레이 전 FBI 국장은 작년 4월에 "우리는 중동에서 발생한 사건에서 왜곡된 영감을 받아 국내에서 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개인이나 소규모 단체에 대해 계속 우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이클 모렐 전 CIA 부국장도 작년 6월 한 기고문에서 "미국은 앞으로 수개월간 테러 공격의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뉴올리언스 트럭 돌진 테러가 발생한 지 몇 시간 만에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트럼프 호텔 앞에서는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폭발해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수사당국은 이 두 사건이 연관됐을 수 있다고 보고 테러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뉴올리언스 차량 돌진 사건과 라스베이거스 사이버트럭 폭발 사건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이 점에 대해서 밝힐 내용이 없다"라고 말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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