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저격 외교…영국, 트럼프에 왕실접대 국빈방문 추진
연합뉴스
입력 2024-12-28 15:32:04 수정 2024-12-28 15:32:04
트럼프, 2019년 방문 뒤 내내 '우호적 감정' 털어놓아
총리의 관계개선 전략…선출직 두번 국민방문 전례없어


영국 국빈방문한 트럼프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첫번째 임기중인 지난 2019년 6월 영국을 국빈방문해 당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찰스 왕세자, 카밀라 왕세자빈 등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현대 역사상 처음으로 영국을 두 번 국빈 방문하는 선출직 정치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7일(현지시간) 영국 총리실과 외무부가 트럼프 당선인의 임기가 시작되는 대로 국빈 방문을 제안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1954년 이후 왕실의 공식 기록에 따르면 선출직 지도자가 영국을 두 번 국빈 방문한 전례는 없다.

기록상으로는 덴마크의 마르그레테 2세 여왕과 노르웨이의 올라프 5세 국왕만이 두차례 국빈 방문을 했다.

국빈 방문은 준비에만 수개월이 걸리고 보다 격식을 차려야 하는 만큼 모든 외국 정상과 영국 왕실 간 만남이 국빈 방문으로 분류되지도 않는다.

텔레그래프는 그런데도 영국이 두 번째 국빈 방문을 추진하는 것은 트럼프 당선인의 왕실에 대한 호감을 외교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키어 스타머 총리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번째 임기 중인 2019년 6월 멜라니아 여사, 자녀들과 함께 영국을 국빈 방문했는데 이후로도 종종 당시 일을 거론하며 왕실에 대한 우호적 감정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국빈 방문 때 촬영했던 사진을 별도의 사진첩으로 만들어 자랑하는가 하면 당시 왕세자였던 찰스 3세에 대해서도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평했다.

지난 9월 스타머 총리와 데이비드 래미 외무장관이 트럼프 당선인과의 우호 관계 구축을 위해 미국 뉴욕의 트럼프 타워를 찾아 함께 만찬을 했을 때도, 트럼프 당선인은 국빈 방문 때 이야기를 꺼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식 때는 윌리엄 왕세자와 만나 30여분간 대화를 나눴고 "매우 잘 생겼다"라거나 "실물이 더 낫다"고 호감을 보이기도 했다.

텔레그래프는 이런 사정으로 영국 외무부 일각에서는 윌리엄 왕세자를 양국 간 관계 개선을 위한 '비밀병기'로 보기도 한다고 전했다.

관계 개선이 필요한 것은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성향의 노동당 내각이 트럼프 당선인 측과 사이가 그다지 좋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스타머 총리의 정치적 적수로 평가되는 보리스 존슨 전 총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스타머 내각 각료의 상당수는 과거 트럼프 당선인을 비판한 전력이 있으며, 트럼프 당선인의 '절친'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스타머 내각과 감정이 좋지 않다.

이 때문에 스타머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과의 관계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

첫 번째 국빈 방문 초청이 백악관 입성 후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에 테리사 메이 당시 총리를 통해 이뤄졌던 만큼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입성한 이후 가능한 한 빨리 스타머 총리가 그를 만나 초청을 하는 방식이다.

다만 소식통에 따르면 정확한 초청 시기와 장소에 대한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찰스 3세의 일정을 고려할 때 국빈 방문 시점은 빨라야 2026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텔레그래프는 다만 대다수의 영국인이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만큼 그의 두 번째 국빈 방문이 스타머 총리에게 정치적 도전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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