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명 이상 부상…용의자 "독일이 유럽 이슬람화" 주장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마그데부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 사건 희생자가 4명으로 늘었다고 ARD 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부상자가 200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41명은 중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작센안할트주 당국은 사건이 발생한 전날 밤 2명이 숨지고 68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한 바 있다.
경찰은 BMW SUV(스포츠유틸리티차)를 몰고 인파 속으로 돌진한 용의자 탈렙 A(50)를 현장 인근 트램 정류장에서 체포하고 마그데부르크 남쪽 소도시 베른부르크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범행 경위와 동기를 조사 중이다.
용의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전문의 수련을 받다가 2006년 독일로 이주한 뒤 2016년 영주권을 얻고 심리치료 의사로 일해왔다. 그는 사우디 당국으로부터 박해받는 여성들의 망명을 돕는 활동을 하면서 반(反) 이슬람 극우주의 성향을 보였다.
용의자는 2019년 6월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 인터뷰에서 "이슬람에 반대하는 글을 인터넷에 썼다가 살해 협박을 받고 망명을 결심했다"며 "나는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이슬람 비판자"라고 말했다.
그는 모국 정부의 여성 탄압과 감시를 두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도망한 여성을 데려오는 게 모든 남성의 의무"라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이런 일을 하는 나라"라고 비판했다.
엑스(X·옛 트위터)에는 소총을 든 사진과 함께 "독일이 국내외에서 사우디 출신 망명자들을 사냥하며 삶을 파괴한다", "독일이 유럽을 이슬람화한다"고 적었다. 독일 경찰이 반이슬람 운동을 방해하고 이슬람주의를 조장하고 있으며, 경찰을 보호하려면 극우정당 독일대안당(AfD)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독일 정부에서 박해받는다는 주장도 폈다. FAZ는 "엑스를 보면 독일과 이민정책에 대해 점점 비판적으로 변한 사실을 알 수 있다. 2019년과 달리 피해망상 징후도 보인다"고 전했다.
사우디 정부는 용의자가 엑스에 올린 극단주의적 주장과 관련해 독일 당국에 경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사우디 외무부는 전날 사건 발생 직후 공격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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