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바이에른 뮌헨에 딱 맞는 선수다.
연봉 300억원 받고 끝없이 부진한 윙어 3명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어쩌면 손흥민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기에 최적화된 공격수다. 독일 언론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그의 단짝인 해리 케인은 이미 손흥민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했다.
이적시장 전문가는 뮌헨이 손흥민을 2순위 영입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고 알렸다.
월드클래스 '9번' 공격수 해리 케인이 왜 손흥민을 망설임 없이 거론했는지 알 수 있는 데이터가 나왔다. 그야말로 깜짝 데이터다. 윙어에서 점점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하는 듯한 자료가 공개됐다. 뮌헨이 데려가야하는 이유가 바로 나왔다.
프리미어리그 최강 공격 듀오인 '손·케 콤비'가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 다시 결성될 움직임을 드러냈다.
해리 케인이 현 소속팀 뮌헨에 데려오고 싶은 선수로 손흥민을 주저 없이 꼽았다. 그러더니 이적시장 전문가가 손흥민의 뮌헨 이동 확률이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팬들 가슴이 콩콩 뛰고 있다.
뮌헨 소식을 다루는 매체 '바바리안 풋볼 워크스'와 영국 '팀토크'가 지난 16일(한국시간) 나란히 케인의 발언을 적었다.
우선 바바리안 풋볼 워크스는 "케인은 토트넘 선수 중 뮌헨에 데려오고 싶은 선수로 손흥민을 꼽았다. 케인의 답변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했다.
영국 매체 '팀토크'도 맞장구를 쳤다. "케인은 만약 뮌헨이 자신의 전 토트넘 동료를 데려올 수 있다면 손흥민과 다시 뛰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사연은 이렇다. 현재 부상으로 재활 중인 케인은 한 팬미팅에 참석한 뒤 뮌헨에 데려오고 싶은 토트넘 동료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바로 "쏘니(Sonny)"라고 답변했다.
'손·케 듀오'라 불리는 둘은 손흥민이 토트넘에 입단한 2015-2016시즌부터 2022-2023시즌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47골을 합작했다.
손흥민의 어시스트를 케인이 골로 넣거나, 케인의 도움은 손흥민이 득점으로 연결한 경우가 47차례나 된다는 얘기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1위 기록이다. 첼시의 레전드 프랭크 램파드-디디에 드로그바의 36골을 훌쩍 뛰어넘었다.
프리미어리그 32년사를 대표하는 '원투펀치'가 바로 손케 콤비인 셈이다.
케인의 증언에 따르면 둘은 2019년 11월 명장 조세 무리뉴 감독이 토트넘에 오면서 호흡 업그레이드를 이뤘다. 역습 축구를 구사하는 마침 델레 알리의 기량이 급락하고 크리스티엔 에릭센 컨디션이 들쭉날쭉하자 손흥민 스피드와 케인 결정력을 주목했다. 둘이 프리미어리그를 휘어잡을 콤비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는데 그대로 적중했다.
둘은 지난해 여름 갈라졌다. 케인이 자신의 축구인생 꿈인 트로피 획득을 위해 지난해 8월 이적료 1700억원(추정)에 바이에른 뮌헨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해체된 손케 콤비는 나란히 고개를 숙였다. 케인은 모든 대회에서 우승에 실패했다. 정상 등극을 손쉽게 하는 뮌헨이 무슨 일인지 케인이 입단하자마자 분데스리가 12연패에 실패하는 등 무관 수모를 당했다.
손흥민은 케인 빈 자리를 맡아 스트라이커로 뛰는 등 1인 다역을 했다. 주장 완장까지 찼다. 토트넘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끝내 놓쳤다. 시즌 막판엔 맨시티, 아스널, 첼시 등에 줄줄이 패하며 망신을 당했다.
케인은 손흥민, 손흥민은 케인 생각이 날 수밖에 없다.
팀토크는 "손흥민을 영입하라는 어떤 시그널은 아니었으나 손흥민은 이번 시즌 토트넘과의 계약이 끝난다"라며 "손흥민은 함부르크와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다. 뮌헨이 손흥민을 영입하는데 유용한 자산이 될 수 있다"라고 둘의 재회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독일 남부지역 매체 TZ는 아예 손흥민의 뮌헨 입단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케인의 생각은 실현 가능하다"며 "손흥민은 함부르크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했고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발전했다. 독일어도 유창하고 양발 사용도 뛰어나다. 뮌헨 공격 전지역 투입에 문제 없다"고 했다.
실제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적응이 필요 없고 독일어도 유창하다. 손흥민은 지난 2009년 독일 함부르크로 축구 유학을 떠났으며 1년 뒤 성인팀에 합류해 3년간 맹활약했다. 이어 중상위권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2년을 뛰고 2015년 토트넘에 합류했다. 독일 문화와 언어 습득이 다 끝난 것이다.
에이징 커브도 최근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 케인은 뮌헨에 온 뒤 손흥민이 뿌려주는 패스가 사라져 이를 몇 차례 그리워했는데 손흥민이 이번 시즌에는 패스 수준이 더욱 성장했음을 알려주는 지표까지 등장했다.
TZ의 분석처럼 독일 선수들에겐 없는 '양발 사용 능력'은 뮌헨의 공격에 다채로움을 안길 수 있는 무기다.
지난달 영국 '기브미 스포츠'는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32년사를 통틀어 양발 사용 능력이 좋은 선수로 손흥민을 산티 카소를라(아스널)에 이어 2위에 올려놨다.
그런 상황에서 ESPN와 마르카(스페인), 헤코르드(포르투갈) 등에 기고하는 튀르키예 출신 이적시장 전문가 에크렘 코누르가 손흥민의 뮌헨 이적 가능성을 언급해 시선을 모은다.
코누르는 지난 15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에서 손흥민의 뮌헨 이적 가능성을 내다봤다.
뮌헨은 네덜란드 21세 미드필더 사비 시몬스를 원하고 있지만 경쟁이 극심, 어렵게 되면 손흥민이 대안으로 떠오른다는 게 코누르의 주장이다.
코누르는 "바이에른 뮌헨은 사비 시몬스를 데려오지 못할 경우 손흥민 영입을 고려할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시몬스는 프랑스 강호 파리 생제르맹(PSG)이 원소속팀이지만 PSG에서 뛴 적은 없고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을 거쳐 지난 시즌부터 독일 상위권 구단 RB라이프치히에서 임대로 활약하고 있다. 나이가 어려 이적료가 1000억원을 초과하고 경쟁도 심하다.
뮌헨 입장에선 프리미어리그 빅클럽과 경쟁하다 시몬스를 놓칠 수 있는 셈이다.
내년 이적료 없이 풀리는 손흥민은 가성비 면에서 향후 2~3년간 만점이다. 특히 뮌헨은 레로이 자네, 킹슬리 코망, 세르주 그나브리 등 윙어 3명이 모두 연봉 300억원을 받고도 전부 실력이 급락하는 악재를 맞았다. 이들 모두 큰 연봉 때문에 뮌헨의 방출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체결한 현 계약서에 첨부된 1년 연장 옵션을 구단이 행사하지 않는다면 이적에 장애물이 없다.
당장 1월1일부터 보스만 룰에 따라 다음 시즌 이적을 조건으로 모든 구단과 입단 협상을 할 수 있다.
이런 시점에서 손흥민의 실력이 아직 살아있음을 알리는 지표도 나왔다.
축구통계매체 '데이터MB'는 17일 유럽 5대리그 윙어(측면 공격수)의 90분당 키패스 회수 통계에서 손흥민이 1위라고 밝혔다.
부상으로 프리미어리그 4경기를 빠지고 교체아웃 당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단위시간 결정적인 팬스는 손흥민이 유럽 빅리그 최고였다는 엄청난 결과가 나온 셈이다. 뮌헨 입장에선 손흥민의 패스 감각을 유지만 해도 케인과 폭발적인 공격력을 구축할 수 있다.
손케 콤비 재결합이 실제로 이뤄져 뮌헨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블록버스트로 발전할지 흥미롭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