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친서방 4개 정당, 연정 구성·대선 단일화 합의
연합뉴스
입력 2024-12-12 02:41:09 수정 2024-12-12 02:41:09


지난 5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광장에 모인 친EU 시위대[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루마니아의 친서방 성향 4개 정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AP 통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루마니아 집권당인 좌파 사회민주당(PSD)은 이날 국민자유당(PNL), 루마니아 구국연합(USR), 헝가리인 민주연합(UDMR)과 대연정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앞으로 며칠간 4개 정당과 소수 민족 대표는 루마니아 국민의 우선순위를 해결하는 동시에 발전과 개혁에 초점을 맞춘 공동 정부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치러진 총선에서 PSD는 득표율 1위에 올랐지만,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이에 반해 극우 정당과 반체제 정당, 친러시아 성향의 정당이 전체 득표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이에 친서방 성향의 PSD는 기존의 연정 파트너인 PNL에 더해 같은 노선의 USR, UDMR를 포괄하는 대연정을 구성해 극우 세력의 준동을 막기로 뜻을 모았다. 이들은 같은 맥락에서 내년 대통령 선거 재선거에 친유럽 단일 후보를 내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다.

총선 일주일 전인 지난달 24일에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는 친러시아 성향의 극우 후보 컬린 제오르제스쿠가 깜짝 1위를 차지했다.

제오르제스쿠는 당초 군소후보로 분류됐으나 젊은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소셜미디어(SNS) 틱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선거 전략으로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자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루마니아에서 친러·반나토 성향의 극우 후보가 예상 밖 돌풍을 일으키며 결선 투표에 진출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러시아의 선거 개입설도 불거졌다.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선거운동에 러시아로 추정되는 외부 세력이 개입했다는 루마니아 정보국의 보고서가 기밀 해제된 직후 헌법재판소는 1차 선거 무효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차기 정부의 첫 번째 과제는 대선 재선거의 1·2차 투표 일정을 정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클라우스 요하니스 대통령은 새 총리를 지명하고 새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대통령직에서 내려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검찰이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선거 운동을 조사하고 있어 그가 대선 재선거에 출마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은 전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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