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는 보이는 대로 사진 찍듯 말합니다. 붕어빵파라고 하겠습니다. 반면 B, C는 잔량이 적거나 혹은 많다고 주관을 녹여 말합니다. 의도는 관계없습니다. 과장입니다. 이들 뻥튀기파의 말은 신뢰도가 떨어집니다. 말이 이미 오염됐기 때문일 것입니다.
균형이 필요한 말글 영역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조사의 중요성은 정말 큽니다. 단 하나로도 균형을 무너뜨리기도, 세우기도 합니다. 문장성분으로 눈을 돌리면, 서술어의 선택이 또한 균형을 좌우합니다. 말하다 전하다 밝히다 설명하다 주장하다 지적하다 비판하다 비난하다 힐난하다 공격하다 질타하다 꾸짖다… 어떤 낱말을 쓰느냐에 따라 말의 신뢰성이 달라집니다. 인용문 내용에 대한 사리 분별, 그리고 언어 감수성이 단어 선택의 관건일 것입니다.
언론 기사문을 보다가 고개를 갸우뚱할 때가 있습니다. 기사의 주제가 되는 대상에게 기자들이 질문한 결과를 가지고서 쓴 글들이 한 예입니다. 물었는데 답하지 않았다고 담백하게 전하면 될 것도 같은데, 그렇지 않은 게 많습니다. 어떤 땐 '말을 아꼈다'고 쓰고 또 어떤 땐 '답을 (회)피했다'고 쓰고 또 다른 어떤 땐 '묵묵부답 (했다)'이라고 씁니다. 물론 읽고 듣는 이들의 공감이 크고 이치가 자명한 성격이라면 상황에 맞춰 표현을 다양하게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논란이 되는 현안이나 논쟁적 사안에 얽힌 대상을 다룰 때 그래선 신뢰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형용사는 명사의 적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부사는 동사와 형용사의 적일 수 있겠습니다. 덧붙거나 들러붙는 말을 절제해야 한다는 현인들의 가르침으로 이해합니다. 늘 살얼음판을 걷는 '균형'이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요, 조사 하나로 완전히 붕괴됐어요"라고.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연합뉴스 스타일북 2020
2. 연합뉴스, 기사작성 길잡이, 1998
3. 국립국어원, 기자를 위한 신문언어 길잡이, 2013
4.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온라인)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