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항서 총기 등 컨테이너 2개 분량 실어 보내…탄약 5만발 압수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연방 검찰이 캘리포니아주에서 불법 체류하며 북한에 무기와 군사 장비 등을 대규모로 밀수출한 혐의로 중국 국적 40대 남성을 붙잡았다.
미 연방 검찰청은 3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 카운티에서 중국 국적 남성 셩화 웬(41)을 중범죄인 국제비상경제권법(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 위반 음모 혐의로 이날 오전 체포했다고 밝혔다.
웬은 북한에 보낼 목적으로 총기와 탄약, 수출 통제 기술 등을 확보한 뒤 공모자들과 함께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롱비치 항구에서 선적 컨테이너에 총기와 탄약 등을 숨겨 북한으로 밀수출한 혐의를 받는다.
법 집행 당국은 지난 8월 14일 웬의 거주지에서 그가 북한에 보내려고 시도한 군사용 화학 위협 식별 장치와 도청 기기를 탐지하는 휴대용 광대역 수신기 등 군사용 기기 2대를 압수했다.
또 9월 6일에는 웬이 북한에 보내기 위해 구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9㎜ 탄약 약 5만발을 압수했다.
웬의 휴대전화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12월 그가 군사 물품들을 롱비치항에서 밀수출한 정황이 드러났다. 홍콩으로 향한 해당 물품의 최종 목적지는 북한이었다고 미 검찰은 밝혔다.
또 웬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브로커들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는 민간용 비행기 엔진 구입에 관한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고 미 검찰은 전했다.
AP통신이 기소장을 인용해 추가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웬은 북한 정부의 요구를 받고 무기와 탄약을 밀수했다고 당국에 진술했다.
그는 2012년 학생 비자로 미국에 오기 전 중국 영사관에서 북한 관리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또 약 2년 전 중국에 있는 북한 관리들이 무기를 구입하기 위해 연락했으며, 지난해 무기와 다른 물품들을 실은 컨테이너 2개를 롱비치항에서 배편으로 보냈다고 진술했다. 이를 위해 약 200만달러(약 28억3천700만원)를 송금받았다는 것이 그의 진술 내용이다.
마틴 에스트라다 캘리포니아 중부지검 검사장은 "총기, 탄약과 기타 군사 장비를 북한에 불법적으로 보내기로 공모함으로써 북한 정부의 지시를 받고 행동한 혐의를 받는 피고를 체포했다"며 "이러한 위협을 막고 국가 안전을 위해 헌신한 법 집행 파트너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미 연방수사국(FBI) LA 담당 부국장 아킬 데이비스는 "이번 체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수사팀은 북한 정권에 추가로 금수 품목이 유입되는 것을 막았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 우리 동맹국을 위한 귀중한 정보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웬은 곧 법원에서 기소 인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유죄 확정 시 법정 최대 형량은 징역 20년이다.
그는 2012년 학생 비자로 미국에 들어와 이듬해 비자가 만료된 뒤에도 불법 체류해왔으며, 2018년에는 추방 명령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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