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도와줘…" 채팅앱서 10대女 행세 구걸한 前 부사관 집유
연합뉴스
입력 2024-12-02 16:10:27 수정 2024-12-02 16:10:27
동정·환심 유도로 282회에 걸쳐 4천600여만원 입금받아


대전지방법원 법정대전지방법원 법정 전경 [촬영 이주형]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10대 여성 행세를 하며 구걸해 이용자들로부터 돈을 입금받은 전 육군 하사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 10단독 김태현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23)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씨는 다수의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허위 사진과 친누나의 이름을 사용한 인적 사항 등을 올려놓고, 2021년 4월 14일부터 지난해 11월 24일까지 불특정 다수의 남성으로부터 모두 282회에 걸쳐 4천600여만원을 입금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인천에 살고 있는 18세 여성이라고 소개하며 채팅으로 만난 피해자들에게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세 들어 사는 집주인에게 성폭행당했다", "혼자 살고 있는데 밥을 굶고 있다", "성범죄 피해를 봐서 당장 일을 쉬고 있다", "고아라서 남동생과 어렵게 살고 있다" 등의 거짓말을 하며 이들의 동정심과 환심을 산 뒤, 친누나와 본인의 은행 계좌로 현금 이체를 요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대부분은 일회성으로 한 끼 식사비로 쓸만한 1만∼2만원가량의 소액을 보내줬지만, 일부는 50만∼90만원 정도의 금액을 한 번에 이체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반복적으로 같은 범행을 되풀이해 범행 기간이 길고, 피해액의 합계 금액도 상당하다"며 "다만, 이 사건 전까지는 범죄 전력이 없고 일부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coo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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