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의원 폭행하고 공무원에 막말…고삐풀린 군산시의회(종합)
연합뉴스
입력 2024-12-02 10:01:11 수정 2024-12-02 10:01:11
해당 의원 "자료 고의 미제출에 감정 격해져" 해명
시민단체·공무원노조 "자정 작용 필요" 비판


군산시의회 본회의 모습[군산시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군산=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동료 시의원을 폭행한 전 시의장 문제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전북 군산시의회가 공무원에게 막말·고성을 한 다른 시의원 때문에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2일 군산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행정복지위원회 소속 A 의원은 행정사무 감사 기간인 지난달 25일 군산시 자원봉사센터장 임용과 관련한 자료를 요청하면서 감사장 복도에서 담당 공무원에게 고성을 질렀다.

A 의원은 사전에 요청하지 않은 자료를 요구한 뒤 자신을 두 시간 가까이 기다리게 했다며 고성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자치법 시행령 제40조에 따라 서류 제출 요구는 서류 제출일 3일 전까지 해야 한다.

특히 A 의원의 이런 행태는 다른 상임위원회 행정감사장에서 이뤄져 더 큰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A 의원이 자원봉사센터장 지원자 중 시 출연 기관의 대표직을 맡았던 전직 국장이 포함돼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안다"면서 "해당 사안이 문제의 소지가 될 수도 있어 행정감사의 대상이 되는 것은 맞지만, 이런 식으로 공포감을 조성하는 방식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A 의원은 행정사무 감사에 앞서 열린 시의회 업무보고 중에도 공무원을 비하하고 막말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A 의원은 이번 논란에 "자료를 제출하기로 한 공무원이 시청 1층에 도착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복도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고, 두 시간 넘게 자취를 감췄다"면서 "지방자치법상 서류 제출 요구는 3일 전에 이뤄져야 하지만, 자원봉사센터장 임용 관련 서류는 단순히 복사하면 되는 데다 중요한 사안이라 긴급히 요청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해당 공무원이 갑자기 사라진 것은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고 본다. 임용 과정에 문제가 없다면 해당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 "두 시간 넘게 기다리면서 감정이 격해진 것은 있지만, 이번 논란은 사안의 본질을 가리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군산시 공무원 사회에서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시의회의 강압적인 행태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덕하 군산시 공무원노조위원장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지난주 의장을 방문해 A 의원의 행태에 대한 시의회의 입장과 처분이 뭔지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이와 별개로 A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어떤 식으로 대응할 것인지는 내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시의회 의장단은 이날 의장단 회의를 열고 이번 사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유재임 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의원이라고 해서 피감 대상 공무원들에게 막말하고, 고성을 지를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A 의원의 이러한 부적절한 행동이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도 의회 차원의 제재가 없다는 것은 큰 문제다. 의회가 품위 있는 의정활동을 담보하도록 스스로 내부 자정작용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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