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클로즈 베타 테스트가 진행됐던 ‘환세취호전 온라인’
이 게임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제법 나이가 있는 사람일 것이다. 이 게임은 디스크 스테이션이라는 게임잡지에 포함된 플로피 디스크에 수록된 게임 중 하나다. 디스크 스테이션은 일본의 게임사 컴파일이 1980년대 후반부터 발행했던 잡지다. 처음에는 데모 버전 등이 수록됐지만 나중에는 컴파일이 자체 개발한 오리지널 게임이 수록됐다.
디스크 스테이션은 꽤 많은 명작 게임을 탄생시켰다. ‘마도물어’나 ‘룬 마스터’, ‘환세’ 시리즈는 모두 디스크 스테이션을 통해 유명해진 작품이다. 디스크 스테이션은 1990년대 후반에는 국내에 정식으로 발행되기도 했다. 지금은 사라진 KCT미디어라는 회사에서 한국어로 출시하며 매니아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국내 버전은 시대에 맞춰 플로피 디스크가 아닌 CD-롬에 다양한 게임이 수록됐다. 정식 게임이 아닌 잡지를 통해 배포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개발 시간이 부족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나 이를 극복하고 ‘환세’ 시리즈 같은 완성도 있는 게임을 탄생시킨 것이다.
비슷한 시기라고 할 수 있는 1990년 미국에서도 디스크 스테이션과 유사한 게이머스 에지라는 잡지가 탄생했다. 이 매체도 플로피 디스크에 게임을 담아 판매했다. 여기에 게임을 개발한 사람은 2명의 존이라는 청년이었다. 바로 존 로메로와 존 카맥. 이들은 게이머스 에지에 수록될 게임들을 개발하며 실력을 쌓았다. 그 후 쉐어웨어로 게임을 판매하던 어포지와 함께 ‘울펜슈타인 3D’를 출시하며 유명해졌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환세’ 시리즈는 작은 게임으로 출발했으나 뛰어난 재미와 완성도를 가진 덕분에 지금도 부활했다. 존 로메로와 존 카맥 역시 전설적인 개발자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특히 프로그램을 맡았던 존 카맥은 촉박한 개발일정 때문에 게임 개발 툴이 아닌 이를 더 발전시킨 게임엔진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냈고 이후 게임 개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국내 게임계에서 소규모 인디 개발팀이나 1인 개발자들이 조금씩 주목 받고 있는 것 같다. 이들이 기존 게임사들이 생각하지 못한 뛰어난 작품을 탄생시키고 미래의 스타 개발자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지금은 여러 게임 엔진을 이용해 1인, 혹은 소규모 게임 개발자들이 개발하고 온라인 스토어로 쉽게 배포할 수 있다. 이들에게 ‘환세’ 시리즈나 ‘울펜슈타인 3D’처럼 미래에도 살아남을 게임이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환세취호전 온라인’을 플레이하면서 떠오른 생각 하나. 세월이 흘러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고 살아남는 게임이 진짜 재미있는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