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중앙지법, 장인영 기자) 음주 뺑소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김호쥐 세 번의 반성문과 팬들의 열띤 서포트에도 결국 1심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최민혜 판사)은 13일 오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법인도피교사 등의 혐의를 받는 김호중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범인도피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이광득 전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는 징역 2년, 본부장 전모씨에 대해선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매니저 장모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 및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지난 7월 열린 첫 공판부터 1심에서 징역형을 받는 순간까지 수많은 팬들이 김호중의 곁을 지켰다. 일반적인 재판장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굳이 짚고 넘어가자면 콘서트 스탠딩석 대기줄 혹은 팬미팅 현장에 더 가까웠다.
매 재판 때마다 수십 명의 팬들이 재판 방청을 위해 줄을 서 있었으며, 이른바 '선착순'에 들기 위해 새벽부터 집을 나서는 팬들도 대다수. 이 가운데 현장에는 한 팬이 '끼어들기'를 하려고 하자, 막아서는 이례적인 상황까지 펼쳐졌다.
김호중의 팬덤 색깔을 상징하는 '보라색' 패션 아이템으로 온몸을 무장한 이들도 심심치 않게 발견됐다.
이날 재판부는 "김호중은 음주 운전을 하다 피해자가 운전하던 택시를 충격해 인적·물적 손해를 발생시켰음에도 무책임하게 도주했다"면서 매니저가 허위로 자수하는 과정에서 초동 수사에 혼선을 초래, 경찰 수사력도 낭비됐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아울러 "성인으로서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일말의 죄책감을 가졌는지 의문"이라며 "CCTV에 음주 영향으로 비틀거리는 게 보이는 데도 납득이 어려운 변명을 하며 부인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불량하다"고 질타했다.
이 대표와 전 본부장에 대해서도 "정당한 사법 수사를 적극 방해하는 것으로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뒤늦게나마 범행과 그에 따른 책임을 인정하는 점, 김호중이 피해자에게 6000만원을 지급,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호중은 판결이 선고되자 고개를 숙인 채 한숨을 내쉬었으며, 그의 실형 소식에 방청석에 자리한 팬들 사이에서도 탄식이 이어졌다.
한편,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 상태로 승용차를 몰다가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도주했다. 사고 직후 매니저가 대리자수하고 소속사 본부장이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없앤 사실이 알려지는 등 음주 정황이 연달아 등장하자 뒤늦게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김호중은 사고 발생 17시간 이후 경찰에 출석, 검찰은 김호중이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 술을 마신 점을 고려해 역추산 계산만으로는 음주 수치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기소단계에서 음주운전 혐의를 배제했다.
검찰은 지난 결심공판에서 "과실이 중하고 조직적으로 사법 방해 행위를 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며 김호중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대표와 전 본부장에게는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와 더불어 김호중은 지난 9월 5일과 지난달 16, 28일 세 차례에 걸쳐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