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상업 원전 고리1호기 영구정지 7년만에 해체 작업 첫발(종합)
연합뉴스
입력 2024-05-07 14:55:36 수정 2024-05-07 14:55:36
화학약품으로 방사성 물질 3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제염 작업 시작
해체 허가 전 절차지만 기술적 필수 단계…국내 기술로 진행


고리1호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국내 최초의 원전 해체 작업이 첫걸음을 내디뎠다.

한국수력원자력은 6일 '고리1호기 해체 제염 착수 기념식'을 열고 국내 최초로 고리1호기의 '제염'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제염(除染)은 원전에 있는 방사성 물질을 화학약품으로 제거하는 작업이다.

해체 작업자의 피폭을 최소화하고 안전한 해체를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한수원은 방사성 오염이 가장 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원자로 냉각재 계통(시스템)과 화학·체적 제어계통, 잔열 제거계통에 과망간산·옥실산 등의 화학약품을 주입해 방사성 물질을 3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수원 관계자는 "배관에 남아있는 방사성을 띠는 냉각수 등을 제거하는 과정으로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 "방사성이 현재도 작업자들이 옆으로 다닐 수는 있을 정도 수준인데 30분의 1 정도로 낮추면 해체 작업을 하는 데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계통 제염이 완료되면 발전소 건물을 실제로 철거할 준비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염 이후에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해체 승인'이 내려지기 때문에 사전절차에 해당하지만, 기술적 공정에서는 꼭 필요한 절차로 해체의 '첫 단계'로 볼 수 있다.

한수원은 오는 9월까지 이 작업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해체 승인을 받는 것을 목표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원안위 해체 승인이 내려지면 고리1호기의 '사용 후 핵연료'가 반출되고, 비방사성 구조물부터 방사성 구조물 순으로 건물이 철거되며 마지막에는 원전 부지가 나대지로 복원되며 해체 작업이 완료된다.

고리원전 관계자는 "통상 해외의 경우 원전 해체 승인 이후 부지 복원까지 7∼8년 정도면 완료가 된다"면서 "하지만 국내의 경우 고리1호기 사용 후 핵연료 임시 저장소 건립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몇 년이 걸린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고리1호기 사용 후 핵연료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이번 제염 작업에는 국내 기술진이 개발한 기술과 장비가 사용된다.

한수원은 이번 경험을 활용해 국내 해체 기술의 실증과 고도화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원전 해체 산업을 육성하면 글로벌 원전 해체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이날 착수 기념식에서 "원전 해체는 원전 산업의 전주기 과정의 완성이며, 원전 해체 시장은 무한한 가능성의 무대"라면서 "고리 1호기 해체 경험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면 글로벌 해체 시장은 새로운 먹거리이자 미래 성장을 위한 동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전략기획관은 "원전 생태계가 발전하고 선순환하기 위해서는 원전 건설이나 운영 같은 선행주기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원전 해체와 방폐물 관리와 같은 후행 주기 산업도 본격적으로 유치해야 한다"면서 "수백조 원에 이르는 원전 해체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경험과 기술을 빨리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리1호기는 1978년 4월 29일 상업 운전을 시작한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다.

2017년 6월 18일 영구 정지하고 그동안 해체를 준비해왔다.

rea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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