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력지 칼럼, '시진핑 측근→전격 낙마' 친강 미스터리 조명
연합뉴스
입력 2024-02-13 12:02:14 수정 2024-02-13 12:02:14
WP 칼럼니스트, 내연녀 푸샤오텐 '간첩설'·친강 포섭설·친강 자살 시도설 등 제기


친강 전 중국 외교부장[중국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미국의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가 칼럼을 통해 취임 7개월 만인 지난해 7월 돌연 경질된 친강 전 외교부장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조명하고 나서 주목된다.

WP 베테랑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는 12일(현지시간) 신문에 실린 '중국은 왜 외교부장을 지워 버렸을까'란 제목의 칼럼에서 "친강의 갑작스러운 실종과 해임은 최근 8개월간 전 세계 외교가를 혼란스럽게 했다"면서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각종 추측과 소문을 상세히 소개했다.

중국 '늑대전사(전랑) 외교'를 상징하는 인물인 친강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총애를 받아 56세 때인 2022년 말 외교부장에 발탁된 데 이어 작년 3월 국무위원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친강은 작년 6월 갑자기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어 중국 당국은 같은 해 7월 25일 그를 외교부장에서 해임했으며, 10월 전인대 상무위가 국무위원직도 박탈했지만, 해임 사유와 현재 소재에 대해 중국 당국은 함구하고 있다.

칼럼은 우선 친강 실각설은 주로 중국 위성방송 봉황TV에서 진행자로 활동했던 푸샤오톈(傅曉田)과 내연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소개했다.

푸샤오텐은 2022년 대리모를 통해 미국에서 아이를 출산한 뒤 지난해 초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친강과의 관계를 암시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그러나 칼럼은 이런 상황이 친강의 외교부장 경력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한 사유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친강의 초고속 승진이 외교부 동료들의 반감을 샀다는 이야기에도 주목했다.

친강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외교부 예빈사 사장(한국 외교부 의전실장에 해당)을 맡아 시진핑 주석의 외교활동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당시 그는 시 주석의 '애완견'이란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동료들의 반감을 샀으며 친강의 아내는 시진핑 주석 부인 펑리위안 여사에게 가족처럼 직접 월병을 만들어 선물할 정도로 남편의 출세를 뒷바라지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칼럼은 전했다.

시 주석 가족과의 친밀함은 그가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외교부 장관에 오르는 데 도움이 됐지만, 동료들 사이에서 분노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그의 갑작스러운 낙마를 설명하기에는 불충분하다는 게 이그나티우스의 판단이다.

칼럼은 그러면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푸샤오톈이 외국 정보기관 간첩이었다는 소문이라고 소개했다.

한 미국 관리는 이와 관련, 친강이 푸샤오텐으로부터 포섭된 러시아 간첩이라는 소문을 들었다고 말했고, 중국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온 한 미국 전직 관리는 "중국 관리들은 푸샤오텐이 10년 이상 영국 정보기관 요원으로 활동해 온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두 증언 모두 사실관계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칼럼은 친강의 신병과 관련해서는 "친강이 지난해 6월 실종 직후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는 미국 관리 증언에 주목했다.

이 관리는 "친강은 자신의 연인이 정보기관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고 이 사실을 알게 된 뒤 자살을 시도했다"며 "301 병원으로 알려진 베이징 군 병원에 입원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소문은 지난해 12월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친강의 사망설을 제기한 것과도 연관성이 있어 보이지만, 자살 기도설, 사망설 모두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칼럼은 푸샤오톈 거취와 관련해서도 "(공식 석상에서) 사라졌는데, 체포돼 투옥된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추정했다.

이그나티우스는 친강의 낙마 사유에 대해 "중국 당국은 공식적으로 아무것도 확인해주지 않았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조차도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한다"며 "중국 지도부를 둘러싸고 있는 비밀의 장막을 뚫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상기시켜준다"고 지적했다.

j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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