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커 키우기'가 구글 매출 1위를 했다. 방치형 게임이 '리니지'를 제쳤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다. 구글 매출 4위에서 다시 구글 매출 2위에 올라오면서 사람들은 '도대체 왜'라는 수식어를 달곤 했다. 대작처럼 안 보이는 게임이 어떻게 매출 1위를 했을까 하는 의아함이었다.

사실 '세나 키우기' 때도 마찬가지였다. 기자가 방치형 게임에 대한 특별함을 간파한 것은 꽤 오래됐다. 사실 구글 매출 순위 300위권부터 500위 권 내에 절반 정도가 1~2명이 만들었을 것 같은 방치형 게임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 장르가 인디 게임사들에게 수익을 만들어주는 장르라고 판단을 했다. 그리고 결국 ‘세븐 나이츠 키우기’ 매출 순위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방치형 게임의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사실 그 속에는 MMORPG의 대부분이 담겨 있었다. 말만 방치형이었지, 단계별 스테이지와 필드도 있고, 던전도 있고, 아이템도 있고, 레벨업 요소도 있었으며, 길드도 있었고, 상점도 있었다. 또 경쟁 요소도 있다. '성장해서 다른 상대를 누른다.'라는 MMORPG의 기본 원칙이 잘 스며들어 있다. MMORPG의 축약형이 방치형 게임인 것이다.

그리고 매출 1위는 기본 인앱결제를 기반으로 하는데, 광고 매출은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임 내 광고 매출까지 들어간다면 하루 15억 원 이상의 매출은 너끈히 올린다는 결론이 나온다.

‘버섯커 키우기’가 1위를 한 것은 이러한 이용자들의 성향을 보다 적극적으로 연구했기 때문이다. 참신함도 있다. 아마도 ‘개판 오분 전’에서도 이러한 분석이 제대로 됐기 때문에 매출 순위로 연결되었을 것이다. 후속작인 이번 작품은 더욱 발전된 시스템으로 이용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그렇게 중독적일지, 도대체 왜 1위를 할 만한지 분석해 봤다.
◇ 중독적인 아이템 파밍의 재미가 그 첫번째
우선 중독성이다. 게임을 하면서 99%는 화면 상단보다는 아래를 보게 된다. '버섯커 키우기'는 화면 하단의 램프를 터치하는 게임이다. 터치하면 장비를 얻을 수 있다. 능력치가 높은 장비는 장착하고, 아니면 버린다. 게임은 이 두 가지를 계속하게 된다. 사실 RPG를 하면서 이러한 파밍의 재미가 꽤나 컸던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단순 동작이 왜 중독적인지 알 수 있다. 기자 역시 대중교통을 타면서 몇 년 동안 하던 게임을 제쳐두고 계속 이 게임의 램프만 누르게 되는 것을 보면서 이 게임의 중독성을 깨닫게 됐다.


◇ 저가형 박리다매의 아이템 판매 원칙
다음은 저가형이라는 사실이다. 현재 스팀에서 1위를 하고 있는 ‘팔월드(Palworld)’가 1위를 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28,8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다. 물론 게임성의 영향이 가장 크겠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도 게임 매출에 도움을 준 것이다. 말하자면 박리다매다.

이러한 박리다매의 원칙은 '버섯커 키우기'에서도 드러난다. 일명 1천 원짜리 미끼 상품은 기본이고, 패키지 상품이 1200원으로 저렴하다. 패키지 상점 내의 스킬 패키지와 동료 패키지는 1200원으로 동일하다. 또 한정 상점 가격도 1,200원, 6,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물론 가장 비싼 36만 5000원짜리 상품을 전시해 두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지갑을 한 번 열면 그 다음은 다 넘어온 것이라는 것을 게임사는 잘 알고 있는 것이다.


◇ 방치형 게임인데도 방치를 하면 손해?
3번째 인기 비결은 방치형 게임인데도 방치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자동을 걸어둔다는 개념이 램프를 터치하는 것까지다. '어느 등급 이하만 자동으로 판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이상의 등급이 나오면 팔지, 아니면 장착할 지 이용자가 선택을 해 줘야 한다. 선택을 하지 않는다면 그 이후에 장비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비용을 날리게 된다. 이용자들은 피해 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고, 결국 방치를 할 수 없게 된다.

일반적으로 방치형이라고 하면 정해진 일일 미션만 하고 다음 날 접속해서 왕창 보상을 챙기는 것이 보통이다. 여기에 비해 '버섯커'는 장비 획득 기회를 잃을까봐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30분이고, 1시간이고 계속 게임을 실행시켜 둬야 하는 이유다. 게임의 시스템을 더 이해할 수밖에 없고, 더 강해지기 위해 이것저것 들여다보게 된다. 당연히 과금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 비교를 통한 경쟁이 매출로 연결
마지막은 비교다. ‘리니지’가 인기 있는 이유는 쟁 때문이다. 다른 이용자들을 이기기 위해 과금을 하는 시스템으로, '버섯커'에도 이 시스템이 고스란히 적용된다. 아레나나 통합 랭크전 등의 메뉴를 통해 자신을 남들과 비교하게 된다. 순위 때문이다. 길드도 마찬가지다. 가문에 들어서면 길드원 목록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얼마나 멋진 칼을 들고 있는지가 먼저 보인다.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


'리니지M'을 제치고 구글 매출 1위를 달성할 정도로 매출 순위가 높지만 스토리도, 게임성도, 임팩트도 느껴지지 않는다. 일반 게임에 비해 많은 것이 생략됐고, 빠른 레벨 업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재미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중독성이 높다는 것은 파친코와 같은 단어로 밖에 설명이 안 된다. 제대로 된 게임이라고 보기 어렵고, 추천하기도 어렵다.
운영의 묘도 부족하다. 매출 1위했다고 쿠폰을 뿌렸는데 그 규모가 안 스러울 정도다. “너무 혜자스러워서 게임이 망하는 거 아닌가 고민스러울 정도로 풍성한 보상 고맙다”고 비꼬는 한 이용자의 말이 이를 잘 대변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