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 기념해 치적 부각할 가능성…러시아 기술지원 여부 관심사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세 번째로 쏘겠다고 공언한 10월에 들어서면서 언제 발사에 나설지, 러시아가 도움을 줬을지를 놓고 정부 당국이 레이더를 곤두세우고 있다.
3일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8월 24일 2번째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를 인정하면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한 후 오는 10월에 제3차 정찰위성발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지난 5월 31일 군사정찰위성 첫 발사에 도전했다가 실패했고 85일 만에 2차 시도에 나섰으나 역시 성공하지 못했다.
실패 원인으로는 1차 때는 '1계단(단계) 분리 후 2계단 발동기(엔진)의 시동 비정상에 따른 추진력 상실', 2차 때는 '3계단 비행 중 비상폭발 체계 오류'라고 북한이 직접 공개했다.
1차 발사가 2단 엔진 불량으로 실패했다면 2차 발사에서는 2단 엔진까지 성공적으로 점화·분리됐는데 3단계 비행 중 비상폭발 체계를 뜻하는 '비행 종단 시스템'에 오류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북한은 비행 종단 시스템의 경우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만큼 비교적 간단한 수정만으로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은 2차 발사 실패를 인정하면서 "해당 사고의 원인이 계단별 발동기들의 믿음성과 체계상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3차 발사 시점을 10월로 못 박았다.

북한이 예고한 3차 발사의 구체적 시기로는 노동당 창건일인 오는 10일을 전후한 시점이 유력하다고 점쳐진다.
날짜에 의미를 부여해 대형 도발에 나서곤 하는 북한 특성상 이른바 '쌍십절'로 불리는 이날을 기념하고자 그즈음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 뒤 성공할 경우 이를 김정은 국무위원장 치적이라고 부각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된다.
2차 발사 이후 약 2시간 25분 만에 실패를 인정하면서 곧장 차기 발사 시점을 밝힌 점으로 미뤄 다음 시기를 미리 정해놨을 공산이 크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10월 10일쯤을 중점적으로 검토했으리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북한이 처음 도전하는 과제인 군사정찰위성의 기술적 진전 정도에 따라 정치 일정과 무관한 시일을 택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이유는 없다.
특히 오는 8일까지 혈맹 중국의 항저우에서 열리는 제19회 하계 아시안게임을 고려해 10월 중순 이후로 일정을 미룰 수도 있다.
북한이 이달 중 위성 발사 시도에 나선다면 관심은 자연스레 러시아의 기술지원 여부로 쏠릴 전망이다. 북한과 러시아가 재래식 무기와 첨단 군사기술을 맞교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국제사회에 팽배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김 위원장과 북러 정상회담을 하는 자리에서 북한 위성 개발을 도울 것이냐는 질문에 "그래서 우리가 이곳(우주기지)에 온 것"이라고 말했다.
위성 분야에서 실현 가능한 북러 협력으로는 러시아의 우주발사체 제공, 북한 발사체 '천리마-1형' 개발 지원, 위성 본체 지원, 고급 시험설비 지원, 기존 정찰위성 공유 등이 거론된다.
2차 발사 실패 이후 본격적으로 거론된 '북러 위성 협력'을 실천에 옮기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이달 하순을 발사 시점으로 잡을 수도 있다.
만약 북한이 10월 3차 발사에 나섰다가 다시금 실패하고 잔해가 한반도 인근 바다에 떨어져 1차 발사 때처럼 우리 군에 인양될 경우 북러 간 '위성 협력'의 실체를 파헤칠 수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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