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선물 사려고 모은 130만원인데"…차량 털이 피해자 '분통'
연합뉴스
입력 2023-05-27 07:10:01 수정 2023-05-27 07:10:01
CCTV에 용의자 모습 찍혔지만 행방 묘연…"문 단속 철저히 해야"


(평택=연합뉴스) 김솔 기자 = "아버지께서 어머니께 선물을 사주기 위해 1~2만원씩 모으신 돈을 한순간에 모두 잃으셨어요. 아직도 많이 속상해하고 계세요."

현금 절도(PG)[이태호, 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올해 초 경기 평택시 지제동에서 '차량 털이' 범죄 피해를 당한 이모(65) 씨의 아들은 27일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하소연했다.

이씨는 지난 1월 26일 거주 중인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세워 둔 차량에 있던 현금 130만원을 도난당했다.

평소 이씨는 자신의 SUV 차량 콘솔박스에 지갑을 넣어두고 그곳에 현금을 조금씩 모으고 있었다.

아내에게 '깜짝 선물'로 자전거를 사주기 위해 매주 용돈을 쓰고 남은 1만~2만원을 모아 마련한 소중한 돈이었다.

당일 오전까지만 해도 분명 지갑이 들어있는 것을 봤는데, 오후 9시에 확인해보니 지갑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씨의 아들은 "사건이 발생한 곳은 2천세대 가까이 되는 대단지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인데 각 구역이 서로 연결돼있어 매우 넓고 곳곳에 CCTV도 많이 설치돼있다"며 "대낮에 이런 곳에서까지 차량털이범이 활개를 치고 다닐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당일에는 이씨가 야간 근무 때문에 차량을 몰고 출근해야 해 이씨의 아들이 이튿날인 27일 오전 9시 50분께 112에 피해 내용을 신고했다.

문제는 사건이 난 지 4개월가량 지난 이날까지도 용의자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이다.

경찰 확인 결과 현장 인근에 설치된 CCTV에는 불상의 남성이 문이 잠기지 않은 이씨의 차량 문을 열어 지갑을 훔치는 장면이 촬영됐다.

이 남성은 이후 지하주차장을 나와 근처 지제역 역사로 들어간다.

경찰은 이 남성의 신원을 특정하기 위해 그의 동선을 추적하며 수사했으나 별다른 단서는 얻지 못했다.

절도 (PG)[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경찰은 결국 지난 3월 용의자가 검거되거나 새로운 단서가 발견될 때까지 해당 사건을 미제 사건으로 등록해놓기로 했다.

수사를 맡고 있는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그가 지하철에서 사용한 교통카드 내역 등을 살펴보며 수사했으나, 카드가 충전식인 관계로 신원을 특정하지 못했다"며 "용의자의 동선 또한 복잡해 추적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남부경찰청에 접수된 차량 내 절도는 2019년 219건, 2020년 215건, 2021년 158건 등 3년간 592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검거 건수는 377건에 불과해, 용의자 미검거로 피해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감당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 털이' 범죄는 대부분 문이 잠기지 않은 차량을 대상으로 이뤄진다"며 "문단속을 철저히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책이며, 차량에 귀중품은 두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s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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