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재벌 정조준…'역외 유령회사 통해 투자' 수사 중
연합뉴스
입력 2022-08-10 11:20:32 수정 2022-08-10 11:20:32
아브라모비치 측근, 美펀드 10조원 투자
뉴욕 소재 투자자문회사 중개 의혹


로만 아브라모비치[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 당국이 대표적인 러시아 신흥재벌(올리가르히)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미국 투자를 중개해줬다는 의혹을 받는 투자자문회사를 수사 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연방조사국(FBI)과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뉴욕 소재 소규모 투자자문회사 '콩코드 매니지먼트'를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아브라모비치를 비롯한 러시아 재벌이 미국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에 우회적으로 투자하는 걸 도와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사실은 앞서 지난 3월 NYT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아브라모비치 측근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에 있는 연계 유령회사를 통해 미국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회사에 최대 80억달러(약 10조4천600억원) 상당을 투자했는데 이 과정에서 콩코드 매니지먼트가 상당한 중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현재 수사는 아브라모비치 측근이 어떻게 역외 유령회사를 통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는지가 초점으로, 당국은 이 과정을 규명하고자 유령회사 안팎으로 오간 자금 흐름을 파악 중이다.

또 콩코드 매니지먼트가 권유하고 주선한 투자활동이 아브라모비치의 관여를 숨겨줬는지에 관한 의혹도 조사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투자금을 받은 미국 펀드회사 중 얼마나 많은 곳이 콩코드 매니지먼트와 아브라모비치의 관계를 사전에 알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다만 이 둘의 연관성은 최근 들어 월가에서 널리 퍼진 사실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아브라모비치가 영국 정부의 제재 명단에 오르자 그의 미국 헤지펀드 투자금 상당 부분이 동결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재벌이 제재된 것을 계기로 미국 헤지펀드가 금융업계에 마땅히 요구되는 자금세탁방지와 고객신원검증 제도를 잘 지키지 않고 있다는 문제가 주목을 받았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당국이 필요시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영국과 유럽연합(EU), 캐나다 등은 일찌감치 아브라모비치를 겨냥해 자산동결 등 제재를 부과했지만, 미국은 아직 직접적으로 제재 대상에 올리진 않았다.

다만 미국은 러시아 집권층의 자금 압박을 목표로 하는 태스크포스(TF)인 '클렙토캡처'를 설치하거나 대러시아 수출통제 규정을 위반한 아브라모비치의 자가용 항공기에 압수영장을 발부하는 등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ki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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