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한 조작으로 대형참사 원천봉쇄…수명은 대략 10년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화재 현장에서 누구나 가장 손쉽게 불을 끌 수 있는 소방기구.
소화기 하나만 잘 써도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다.
17일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8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한 주택 보일러실에서 불이 났다.
집주인 A씨는 119에 신고부터 한 뒤 집에 있던 소화기를 썼다.
불은 A씨 소화기 덕에 진화됐고, 더 큰 화재로 번지지 않았다.
지난해 3월 24일 오후에는 부산 북구 한 아파트에서 가스레인지에 불이 났다는 다급한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소방관은 집주인 B씨에게 소화기부터 찾으라고 안내한 뒤 영상통화로 소화기 사용법을 알려줬다.
B씨는 소방관의 도움 속에 주방 가스레인지에서 시작되던 불을 끌 수 있었다.
화재는 발생 초기에 진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초기 진화에 있어서 소방차 1대 못지않은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소화기이다.
소화기는 압력으로 소화약제를 뿌리는 기구로, 사람이 수동으로 조작해 불을 끄는 장비로 정의된다.
소화약제에 따라 분말소화기, 이산화탄소소화기, 할론소화기 등으로 분류된다.
분말소화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보급된 소화기로 인산암모늄이 주성분이다.
일반 화재나 전기 화재 등 모든 화재에 효과적이다.
이산화탄소소화기에는 고압으로 압축된 이산화탄소가 액체 형태로 보관돼 있다.
고압가스 용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무겁고, 고압가스의 취급이 용이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소화약제에 의한 오염이나 손상이 적고, 전기 절연성도 크기 때문에 전기화재에 많이 사용된다.
할론소화기는 할로겐 화합물이 들어 있는 소화기다.
사용 후 흔적이 없고, 방출 시 물체에 손상을 주지 않는다. 다만, 가격이 비싸다.
최근에는 프레온과 같이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의 사용이 규제되면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소화기 사용법은 간단하다.
안전핀을 뽑은 다음 노즐을 잡고 불 쪽을 향하게 한다.
손잡이를 움켜쥐면 분말이 뿜어져 나와 불이 난 곳을 향해 골고루 쏘면 된다.
소화기는 평소에 잘 관리하지 않으면 불이 났을 때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찾기 쉬운 곳, 통행에 지장이 없는 장소에 두는 게 중요하다.
습기나 직사광선은 피하는 것이 좋고,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특히 용기의 부식을 방지해야 한다.
분말 소화기는 압력 게이지를 살펴보고 이상 여부를 판단한다. 주기적으로 거꾸로 들고 약제를 흔들어 주면 좋다.
소화기 수명은 10년이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성능 확인 검사를 거치면 1회에 한해 3년 연장사용이 가능하다.
[취재지원·자료협조]
▲ 소방청, 한국소방안전원, 부산소방재난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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