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북풍 공작 못된 버릇"…'이재명 점령군 발언' 거론에도 장내 소란

(서울=연합뉴스) 윤지현 이은정 기자 = 14일 오후 열린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은 시작부터 의원들의 고성이 터져 나오며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첫번째 질문자로 나선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이 '청주 간첩단' 사건을 거론, "문재인 대통령이 간첩의 도움을 받아 당선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면서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청주간첩단 사건에 연루된 활동가의 문 대통령 대선특보단 이력을 들어 "간첩의 도움을 받아 대통령이 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사과와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이 고성으로 항의하면서 시작부터 장내에 소란이 빚어졌다.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김부겸 국무총리는 "선거 때는 누가 와서 할지 몰라도 많은 분이 와서 돕게 돼 있다. 대선 캠프에 그런 분(활동가)들이 몇만 명 이상 되지 않겠나"라며 "국가 원수에 관한 부분은 표현에 신중을 기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선택을 받은 대통령이 간첩 때문에 선거 운동을 해서 됐다는 건 지나친 비약"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김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점령군 발언' 논란을 끄집어내어 "이 후보가 마치 미군은 점령군이고 소련은 해방군이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본회의장에는 또 다시 소란이 벌어졌다.
이에 김 총리는 "냉전이 무너지고 소련 측 문서가 다 공개되고 난 뒤에 그런 인식을 가진 분들은 거의 없다"며 이 후보의 발언이 "전후 맥락으로 봐서 그런 취지는 아닌 것 같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의 '간첩 도움' 발언과 관련, 민주당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의원이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오남용해 명예훼손을 자행하고 명백한 가짜뉴스를 생성한 것"이라며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김 의원은 명백한 허위 발언에 대해 당장 사과하라"며 "국민의힘에 당 차원의 조속한 징계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강병원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서 "북풍 공작이 선거의 만병통치약이라고 여기는 보수의 못된 버릇"이라며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일국의 국회의원이라면 색깔론을 동원해 자국의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또 의심하는 일이 지극히 저열한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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