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직업 속여 새치기…매주 수천건 적발되지만, 제재는 없어"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독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빨리 맞고 싶어서 새치기를 시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나이나 직업을 틀리게 기재해 새치기 시도를 하는 만큼,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 백신접종센터에는 지난 1주일간 2천명이 새치기 시도를 하다가 적발됐다고 SWR방송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백신 접종을 빨리 받고 싶어하는 이들은 예약을 빨리 잡기 위해 나이를 속여 기재하거나, 직업을 틀리게 쓰다가 덜미를 잡히고 있다.
뮌헨에서는 지난주 350명, 자브뤼켄에서는 140명이 덜미를 잡혔다.
마르틴 헬프리히 함부르크시 사회사업국 대변인은 "분위기가 격앙되고 있다"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백신 접종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치기를 시도하는 이들은 자주 백신접종 우선순위가 높은 돌봄이 필요한 이들이나 임산부의 밀접접촉자 행세를 한다고 SWR방송은 전했다.
돌봄이 필요한 이들이나 임산부는 각각 2명의 밀접접촉자를 지명해 먼저 백신접종을 받도록 할 수 있다. 하지만, 2명 대신 8명의 젊고 건강한 이들이 백신 접종을 받는 데 성공한 사례도 있었다고 SWR는 지적했다.
오이겐 브뤼시 독일 환자보호재단 대표는 DPA통신에 "수천 명이 적발되고 있지만 제재는 가해지지 않고 있다"면서 "백신 접종을 할 때 새치기를 하는 것은 계속해서 규정 위반이 아닌 셈"이라고 짚었다.
독일은 지난 8일 0시부터 백신 접종자나 완치자에 대해 야간통행금지와 모임제한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조처를 해제했다.
이들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야간통행금지를 지키지 않아도 되며 가구외 1명과만 허용된 사적모임도 자유롭게 가질 수 있다. 쇼핑을 가거나 미용실에 갈 때도 음성인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를 제시하지 않아도 되며 해외여행 이후 귀국시 자가격리도 면제된다.
독일의 질병관리청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의 집계에 따르면 독일 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전날 전체의 32.8%인 2천729만명을 기록했다. 2차 접종까지 마친 이들은 9.4%인 781만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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