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L부터 역사왜곡까지…드라마 시장 뒤흔드는 반중 정서
연합뉴스
입력 2021-03-23 16:12:04 수정 2021-03-25 12:28:30
"문화공정 시도 속 디테일 신경써야" vs "창작 욕구 제한 우려도"


tvN 드라마 '빈센조'에 등장한 중국 제품 PPL ['빈센조' 방송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방송팀 = '여신강림'과 '빈센조' 중국 브랜드 PPL(간접광고) 사태부터 '조선구마사' 역사 왜곡 논란까지, 드라마 시장에 불어닥친 반중 정서가 심상치 않다.

시작은 tvN 드라마 '여신강림'이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방송한 '여신강림'은 극 중 여고생들이 편의점에서 인스턴트 훠궈를 먹는 장면에서 중국 브랜드를 노출해 도마 위에 올랐다.

한창 인기리에 방영 중인 '빈센조'에서도 주인공 빈센조(송중기 분)가 중국 기업에서 만든 비빔밥을 건네받는 장면이 나와 논란이 됐다. '빈센조'의 비빔밥 PPL의 경우 최근 중국이 김치와 한복 등 우리 음식과 문화를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며 물의를 빚는 상황에서 연출된 장면이라 더 비판을 받았다.

해당 제품은 중국 브랜드가 내수용으로 만들었지만 청정원이 원료를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우려 목소리가 커지자 일부 중국 누리꾼은 비빔밥 자체에 대해 "남는 재료를 활용한 음식에 발끈한다"는 등 우리 음식을 깎아내리는 글을 올려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에 청정원은 "합작이 아니라 단순 납품"이라고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tvN 드라마 '여신강림'에 등장한 중국 제품 PPL['여신강림' 방송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 브랜드 PPL 논란이 가라앉기도 전에 SBS TV 새 월화극 '조선구마사'도 시청자의 매서운 눈을 피해 가지 못했다. 지난 22일 첫 방송에서 월병 등 중국풍 소품을 사용한 것이 문제가 됐다.

제작진은 "충녕대군(장동윤 분)이 중국 국경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 서역 무당을 데려와야 했던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의주 근방(명나라 국경)'이라는 장소를 정했다"며 "한양과 멀리 떨어진 변방에 있는 인물들의 위치를 설명하기 위한 설정이었다"고 비교적 성실하게 설명했다.

그러나 반중 감정이 거세진 최근 환경에서 시청자들의 비판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청와대 국민청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 등이 지속해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방송가에서는 제작비 조달을 위해 PPL 등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반응이지만, 반중 정서가 극대화한 상황에서 제작진이 좀 더 디테일에 신경 써야만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교육대학 교수는 23일 통화에서 "최근 중국이 한국 전통문화를 자신들의 것이라고 연이어 주장하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제작진도 이러한 정서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물론 우리가 감정적으로만 대립해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댓글 전쟁'보다는 객관적으로 상황을 인식하고 전통문화를 꾸준히 알리고 시정 요구를 할 것은 하는 등의 차분한 대응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선구마사[SB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결국 '픽션'인 드라마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창작 욕구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조선구마사'의 경우 픽션사극이지만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들이 튀어나오면서 비판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일부 심한 비판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되면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일부 장면을 비판할 수는 있지만, '중국의 문화공정에 동조하는 게 아니냐'는 식의 비약으로 콘텐츠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문제"라고 짚었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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