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어때] '빛고을' 광주 예술 산책
연합뉴스
입력 2021-02-24 07:30:02 수정 2021-02-24 07:30:02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이이남 스튜디오, 김냇과…비엔날레가 탄생시킨 명소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멋진 건물들과 정원으로 이루어져 산책하기에도 좋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광주=연합뉴스) 광주는 아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 도시다.

1995년부터 열린 광주비엔날레가 5·18 민주화 운동 정신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아시아 최고 미술 축제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광주비엔날레는 다채로운 예술 명소를 탄생시켰다.

문화에 기대를 품고 광주에 간다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이이남 스튜디오, 김냇과 등을 놓치면 안 된다.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립아시아문화전당(Asia Culture Center, ACC)은 2015년 개관한 광주의 명소다. 우리나라 문화의 위상을 높이고 국제 교류의 교두보가 되고자 만들어진 공간이다. 새로 지어진 건축물답게 외관에서부터 위용이 넘친다.

아시아문화광장, 어린이문화원,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민주평화교류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축물은 '빛의 도시 광주'라는 주제에 맞게 자연광을 가미하고 실내외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했다. 야외 정원도 근사하게 조성돼 있어 날씨 좋은 날 한 바퀴 돌아보기만 해도 즐거워질 것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에서 일 년 내내 전시, 공연, 교육, 행사, 페스티벌 등이 펼쳐진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 풍경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지금은 '바이오필리아: 흙 한 줌의 우주', '이퀼리브리엄', '언택트'가 전시 중이다. 한 공간에서 여러 전시를 감상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특히 '바이오필리아'는 코로나19 시대에 맞추어 인류의 미래를 고민한 전시라 더욱 흥미롭다.

그간 ACC에서 운영하는 문화·예술 플랫폼인 ACC_R 레지던시에 참여했던 미술가, 디자이너, 연구자 등에서 22명을 선발했다.

'바이오필리아'(Biophilia)는 '생명 사랑'이라는 의미다.

300평의 전시장에 인간의 활동이 자연과 우주의 순환에 개입함으로써 치명적 흔적을 남긴 현재를 주목하고, 미래지향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미술가 김태은, 이윤경이 발표한 '9X9 탄생 보드'는 관람객이 직접 유전적 특징과 조합을 선택해 아이의 유전체 설계와 환경변수에 관여하도록 한 작품이다.

유전체 조합의 자연성 혹은 선택성을 통한 태어날 아이의 여러 요소를 체감할 수 있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이퀼리브리엄' 전시에 참여한 장전프로젝트의 작품 '회귀된 시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이퀼리브리엄'에서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대만, 한국 등 11팀의 아시아 작가 작품을 소개한다. '이퀼리브리엄'(equilibrium)은 생태계에서 종의 종류와 수량이 항상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뜻한다.

주목할만한 작품은 증강현실(AR) 실내 군집 드론 비행 퍼포먼스인 '회귀된 시간'이다.

장준영 기획자와 전지윤 작가는 타임랩스로 촬영한 장소의 여러 모습을 조합해 기억 속에 존재하는 새로운 장소를 만들었다. 관람객은 AR 장치를 이용해 현실과 상상의 장소를 겹쳐보게 된다.

'언택트'는 코로나19에서 영감을 받아 광주 지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대만 작가들이 참여하는 기획전이다.

이밖에 '아케이드 4WALLS'는 전당 미디어월에서 진행되는 야외 프로그램이다.



◇ 이이남 스튜디오와 김냇과

광주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가는? 물론 광주 출신 유명 미술가는 많다. 하지만 아마도 젊은 세대는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을 먼저 떠올릴 것 같다.

이이남 작가가 최근 유서 깊은 양림동에 이이남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작품도 보고 커피도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운이 좋다면 작가를 직접 만날 수도 있다.



광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은 최근 이이남 스튜디오를 개관했다. [이이남 스튜디오 제공]



건축가 박태홍이 설계한 이 공간은 이 작가의 창작 스튜디오와 미디어아트 뮤지엄(M.A.M), 미디어 카페로 구성되어 있다.

미디어 아트부터 조각에 이르기까지 그의 다채로운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이 작가는 "관객이 5분 만이라도 작품 앞에 머무르면 좋겠다"는 미술평론가 다니엘 아라스의 바램을 빌려 모든 이와 예술적 가치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모니터 안에서 살아 움직이듯 변화하는 아름다운 풍경은 현대 문명에 대한 성찰과 함께 명상의 시간마저 선사한다.

김냇과도 이에 못지않은 재미있는 공간이다. 1965년 병원으로 개원한 김냇과는 2017년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제는 구도심이 된 대인동에 있는데, 지하는 갤러리이고 1층에는 카페와 작은 도서관이 있다.

2층에서는 전시뿐 아니라 공연과 세미나도 할 수 있고, 3층은 객실마다 예술 작품이 전시된 비즈니스 아트 호텔이다.

강렬한 울트라 블루의 외관이기 때문에 찾아가기도 어렵지 않다. 병원 십자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간판도 재미있다.



'김냇과'는 내과 건물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든 광주의 명소다. 갤러리, 공연장, 카페, 호텔을 갖추고 있다. [김냇과 제공]



갤러리에서 2월에는 최옥수 작가의 인물 사진전, 3월은 송필용 작가의 전시가 있을 예정이다.

3층 아트 호텔은 코로나19 전에도 스마트폰을 이용한 비대면 체크인을 시행해 화제가 됐다.

이곳을 기획한 영무토건 박헌택 회장은 미술뿐 아니라 지역 클래식 음악계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결성한 김냇과 트리오 1기에 이어 얼마 전 2기를 결성해 공연을 가졌다.피아니스트 이현주, 바이올리니스트 홍빛나, 첼리스트 황다솔로 구성된 2기 트리오는 광주 시민의 일상에 활력을 줄 아름다운 공연을 종종 가질 계획이다.



◇ '10년후 그라운드'와 광주시립미술관

이름부터 흥미로운 10년후 그라운드도 기억해 두어야 한다. 이곳은 김냇과와 마찬가지로 기존 건물을 새롭게 선보인 문화 공간이다.

1975년 양림동에 문을 연 은성유치원을 문화 공간으로 만들었다.

붉은 벽돌 건물은 은성유치원을 졸업했거나 자녀를 입학시켰던 주민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문화공간 '10년후 그라운드'는 유치원을 문화공간으로 개조한 것 [10년후 그라운드 제공]



1층에는 우리나라 근대화 시기인 1890년에서 영감을 받은 '카페1890'과 여행 기념품 가게 '여행자 라운지'가 있다.

카페는 콘서트와 미술 장터가 열리는 등 프로그램에 따라 매번 변화한다.

2층은 대관할 수 있는 모임 공간이다. 녹음이나 녹화도 가능한 미디어룸 스튜디오도 갖추었다.

곳곳에 양림동에서 활동하는 미술가들의 그림이 시원하게 걸려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에서는 미술가 허달재, 리암 길릭의 전시 등이 열리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광주까지 갔는데 광주시립미술관에 안 갈 수 없다.

광주시립미술관 본관은 3개 전시실로 나뉘어 있다.

1, 2 전시실에서는 2021 광주비엔날레 기념 리암 길릭 '더 워크 라이프 이펙트'(The Work Life Effect)전이 2월 25일부터 6월 27일까지, 3, 4 전시실에서는 중진 작가 '허달재'전이 2월 18일부터 6월 13일까지 열린다.

5, 6전시실에서는 광주 미술 아카이브 전시 '배동신, 양수아, 100년의 유산'전이 4월 18일까지 개최된다.

영국 미술가 리암 길릭은 현대 미술을 선보인 yBa(Young British Artist) 대표 작가다.

2019년 작가가 직접 수집한 광주 역사 자료를 기반으로, 팬데믹 시대의 상처 치유를 작품으로 구성했다.

직헌(直軒) 허달재 초대전은 남도미술 남종화를 계승한 현대적 문인화를 선보이고자 마련한 것이다.



◇ 제13회 광주비엔날레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

2월 26일부터 5월 9일까지 광주비엔날레가 열린다.

팬데믹 때문에 다소 날짜가 연기될 수도 있지만, 지난해 개최되지 못한 비엔날레였기 때문에 이번 봄에는 개막할 가능성이 크다.



광주비엔날레 주제전이 열리는 광주극장 [광주비엔날레 제공]



제13회 비엔날레 주제는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이며, 광주비엔날레전시관, 국립광주박물관, 광주극장,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열린다.

광주비엔날레는 아시아 최고 비엔날레이자, 세계 10대 미술 행사 중 하나로 손꼽히기에 죽기 전에 꼭 한번 방문해봐야 한다.

물론 비엔날레가 선보이는 최첨단 현대미술은 한눈에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도슨트의 전시 설명을 듣거나 카탈로그를 읽어보면 작가의 메시지를 짐작할 수 있다.

광주비엔날레가 열리는 4곳을 산책하는 마음으로 둘러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비엔날레를 위해 건립된 광주비엔날레전시관은 5개 전시장을 각기 다른 주제로 구성할 예정이다.

1935년 건립돼 여전히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 광주극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니, 실내외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할 것이다.

이곳 자체도 하나의 작품이다.



제13회 광주비엔날레 주제전이 열리는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광주비엔날레 제공]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은 양림동 선교사 묘지 호랑가시나무 언덕에 위치한 미술관이다.

1950년대 건축되어 선교사들이 사용했던 빨간 벽돌 건물에서 열리는 전시는 매혹적일 것이 분명하다.

이번 비엔날레는 다행히 주제가 어렵지 않다.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에서 관람객에게 보여주고 싶은 핵심은 '샤머니즘'이다.

힘들 때면 누구나 무속의 힘이라도 빌리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팬데믹 시대를 맞아 집단 트라우마와 가부장제의 폭력을 치유하는 무속인의 역할도 돌아보고, 연대 의식은 인간 사이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세상에서도 발견된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

세계 각국 69명의 작가가 작품을 선보이며, 이 중 41개의 작품은 광주비엔날레를 위해 제작된 신작이다. (이소영 프리랜서 기자)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하는 김상돈 작가의 작품 '당신과 나, 신 부족-왕 산 독수리 악어', 2017년작, 혼합매체, 200×70×50cm [작가 제공]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1년 2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인기순
최신순
과거순

namu.news

ContáctenosOperado por umanle S.R.L.

REGLAS Y CONDICIONES DE USO Y POLÍTICA DE PRIVACIDAD

Hecho con <3 en Asunción, República del Paragu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