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이성 산성, 백제가 처음 축조한 뒤 신라가 점령"
연합뉴스
입력 2020-11-06 11:10:43 수정 2020-11-06 11:10:43
백제와 신라 토기 다양하게 출토…시 "치열한 전투 벌어졌을 것"


이성 1차 성벽[세종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에 있는 산성 이성(李城·세종시 기념물 제4호)이 삼국시대에 축조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세종시와 한성문화재연구원은 6일 이성 현장에서 전문가 자문회의와 현장 설명회를 열고 이성 정상부와 동벽 구간 시굴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시는 이번 조사를 통해 그동안 지표조사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이성의 축조 세력과 시기, 방법, 성격 등을 규명했다.

조사 결과 이성은 백제가 처음 축조한 뒤 신라에 의해 점령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상부 일대에서는 6∼7세기 백제와 신라 유물들이 다양하게 출토됐다.

성벽은 두 차례 이상 고쳐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성 2차 성벽[세종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상부를 중심으로 처음 성벽을 축조한 이후 점차 바깥쪽으로 성벽을 증축하면서 현재 규모까지 확장한 것으로 보인다.

바깥쪽 성벽은 8m 정도로 높게 쌓았으며, 지형에 따라 성돌(성을 쌓는 데 쓰는 돌) 크기와 형태를 달리해 조성했다.

안쪽 다짐 층에서 백제 토기와 기와편 등이 출토된 점으로 미뤄 이성을 처음 축조한 국가는 백제일 것으로 추정된다.

두 번째로 쌓은 바깥쪽 성벽에서는 신라시대 곡식을 담는 토기인 대부장경호(목이 긴 항아리)가 출토됐다.

가장 아래쪽 1단은 다각 건물지, 2단은 저장시설, 3단은 지하 저수시설, 가장 위쪽 4단은 장대지(장수가 군사를 지휘하던 곳)가 배치됐다.

용도에 따라 공간의 구획과 면적을 다르게 조성한 것으로 볼 때 축조가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진행됐음을 알 수 있다.

동벽에서는 성문에 사용된 철제 못이 여러 개 발견된 것으로 보아 동문지(동문 터)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서쪽 평탄지에는 오늘날의 군대 연병장처럼 군사 훈련을 위한 장소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시는 앞으로 연차별 발굴조사를 진행해 국가문화재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세종 이성 항공사진[세종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정기 시 학예사는 "접경지역인 이성에서 백제와 신라 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것으로 보인다"며 "통일신라 시대에 1차례 더 증축한 흔적이 있어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you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인기순
최신순
불 타는 댓글 🔥

namu.news

ContáctenosOperado por umanle S.R.L.

REGLAS Y CONDICIONES DE USO Y POLÍTICA DE PRIVACIDAD

Hecho con <3 en Asunción, República del Paragu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