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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北, 무단송출 의혹…한미일 경기는 빼고 현대차 광고는 노출(종합)

연합뉴스입력
중계권 없이 주요장면 5분 안팎씩 편집해 방송하다 '해적방송' 지적 뒤 중단 2006∼2022년 대회는 무상 지원받아…여자월드컵 무단중계로 제외된 듯
북한 TV, 월드컵 보도하며 한국전만 안 내보내(서울=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15일 오후 8시 보도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조별리그 1∼3조 주요 경기 장면을 방영했다. 2조와 3조 소속 4개국 경기는 모두 전했으나 한국이 속한 1조(A조)에서는 개막전인 멕시코-남아프리카공화국전만 전하고 바로 다음에 열린 한국과 체코의 경기는 내보내지 않았다. [조선중앙TV 화면] 2026.6.16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장진리 기자 = 북한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없이 경기 주요장면을 편집해 보도하다 '무단 재송출' 지적이 나온 뒤 이를 중단했다. 북한 방송은 한국과 미국, 일본 경기 내용을 제외하고 보도했으나 현대차와 코카콜라·맥도날드 등 한국과 미국 후원사의 광고판은 그대로 내보냈다.

21일 FIFA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 방송 중계권 보유사 명단인 '미디어 권리 사용권자'(Media Rights Licensees) 문서에 북한은 포함되지 않았다.

FIFA가 지난 11일 최종 수정한 이 명단에는 국가별 중계권사가 기재돼 있는데 한국 중계권사인 JTBC와 공동중계 파트너인 KBS·네이버는 언급돼있으나 북한은 들어있지 않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의 미디어 권리 사용권자 명단에는 북한도 포함됐고 중계도 이뤄졌으나 이번에는 제외된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 주민들은 북중미 월드컵 경기 중계를 보지 못하게 됐다.

실제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조선중앙TV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월드컵 개막(한국시간 12일 새벽) 이틀 뒤인 지난 14일 일제히 개막 소식을 보도했지만, 이후 조선중앙TV는 중계 없이 경기 결과만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가 경기 결과를 보도하면서 중계권 없이 경기 주요 장면 영상을 상당 시간 방송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단 송출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해외 축구뉴스 매체 알레르타문디알은 지난 18일 엑스(X)를 통해 북한이 월드컵 경기를 불법으로 재송출하고 있으며, 중국 등 인접 국가의 위성 신호를 가로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월드컵 경기의 뉴스 보도 허용 범위는 대회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하이라이트 영상 사용 시간 등에 엄격한 제한이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 프러트오피스스포츠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계권사가 아닌 경우 최소 주 5일 방송되는 정식 뉴스에서만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을 사용할 수 있으며 영상의 길이는 한 경기당 30초, 스포츠뉴스의 경우 1분 30초로 제한된다. 뉴스 한차례당 사용할 수 있는 경기 영상의 총길이도 2분을 넘길 수 없다.

조선중앙TV는 5분 안팎의 분량으로 경기 주요 장면을 편집해 내보냈다는 점에서 무단 재송출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중앙TV는 15일부터 18일까지 매일 이런 방식으로 월드컵 경기를 보도하다 무단송출 의혹이 제기된 뒤인 19일부터는 이를 중단했다.

월드컵·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막대한 중계권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북한은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무단으로 중계하다 2006년 독일·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는 몇몇 저개발 국가들과 함께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에서 경기 화면을 무상 제공받았다.

2014년 러시아 월드컵부터 2022년 카타르 대회까지는 한국 중계권사의 지원을 받았다.

FIFA와 계약해 한반도 전체 중계권을 가진 지상파 방송사들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 내 중계권을 FIFA에 반납하면, 중계권을 돌려받은 FIFA가 북한에 무상으로 화면을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2022 카타르·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사 명단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에 공개된 2022 카타르·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사 명단의 한국·북한 중계권 현황. 좌측의 2022년 대회 '미디어 권리 사용권자'(Media Rights Licensees) 명단에는 한국과 북한이 다 기재돼 있지만 우측의 2026년 미디어 파트너(중계권사) 명단에는 한국만 올라 있다. 2026.6.21 [FIFA 홈페이지 캡처]

이번 월드컵 중계권에 북한 관련 내용이 빠진 것은 북한의 2023년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경기를 무단으로 중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북한이 중계권을 구매하지 않은 채 여자 월드컵을 무단 방영한 사실을 확인한 FIFA는 2024년 초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위원회(KRT)에 경고장을 보내는 한편, 한국 방송사들과 북중미 월드컵 중계 협상을 할 때 기존의 한반도 중계권 계약 관행을 채택하지 않기로 한 바 있다.

실제 협의 과정에서도 북한 중계권 관련 내용은 빠진 것으로 파악된다.

2026∼2030년 월드컵 단독 중계권을 확보했던 JTBC 관계자는 FIFA와의 계약사항이 대외비여서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JTBC와 공동중계 문제를 논의한 지상파 방송사들은 협의 과정에서 검토한 내용 중 북한 관련 사항은 없었다고 전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JTBC의 방송권 원 권리에 북한 권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한편 조선중앙TV는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오후 8시 보도 말미에 4∼6분씩 북중미 월드컵 조별 예선 경기 결과를 전하면서 한국과 미국, 일본 경기 소식은 제외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15일 A∼C조 경기 결과를 보도하면서 A조는 멕시코-남아공 경기만 언급하고 한국-체코 경기 결과는 뺐다. B·C조의 경우 경기 결과와 각 조에 속한 국가들을 모두 소개했다.

16일에는 D∼F조 1차전 소식을 보도하면서 D조의 미국-파라과이, F조의 일본-네덜란드 경기를 제외했다.

이에 비해 17일 G·H조, 18일 I·J조 경기 결과를 보도할 때는 전체 경기 결과를 모두 전했다.

다만 현대차와 코카콜라, 맥도날드 등 한국과 미국 기업의 광고판은 그대로 송출됐다.

북한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비롯한 과거 대형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면서 현대차와 코카콜라 광고판을 모자이크 처리하거나 관중석에 걸린 태극기를 회색으로 처리하는 등 한국·미국과 관련된 이미지를 가리는 경우가 많았다.

북한TV의 월드컵 보도 장면에 노출된 현대차 광고판(서울=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15일 오후 8시 보도에서 방영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조별리그 A∼C조 주요 경기 장면 가운데 현대차 광고판이 노출된 모습. 중앙TV는 B·C조 소속 4개국 경기는 모두 전했으나 한국이 속한 A조에서는 멕시코-남아프리카공화국 경기만 전하고 한국-체코 경기는 내보내지 않았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2026.6.21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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