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EU가 우크라 가입시키면 결국 와해"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를 받아들이면 분열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16일(현지시간) 주장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EU 내부 문제의 관점에서 보자면 우크라이나의 가입이 나쁜 생각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곧이어 "그렇게 되면 EU는 그냥 와해할 것이며, 그만큼 상충하는 경향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경고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만일 유럽이 다자간 경제 구조를 해체하고 군사 블록으로 거듭나려고 한다면 이는 큰 화를 자초하는 꼴"이라면서 "경제 문제를 모른 척하려는 뜻이라면 젤렌스키를 초청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이는 EU가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허용한다면 경제적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는 취지의 비꼬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절차가 개시된 데에 따른 러시아의 경계심이 드러난 셈이다.
전날 EU는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외무장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가입 협상의 첫 단계 논의를 시작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직후 EU에 가입을 신청한 지 4년여만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EU 내의 흐름 가운데 하나는 EU를 독립적인 군사 블록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라며 "또 다른 흐름으로는 영국 주도로 EU 내 강경한 반러시아 성향의 국가들과 우크라이나가 참여하는 별도의 군사동맹을 창설하자는 아이디어가 추진되고 있다는 첩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이 유럽의 군사기지화를 의도하는 세력에 악용될 수 있다며 "젤렌스키 본인이 유럽군을 이끌 준비가 돼 있다고 거듭해 말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라브로프 장관의 언급과는 달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신이 유럽군을 이끌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월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유럽이 자체적인 군대를 창설할 때가 왔다며 "우리 군대만으로는 충분한 안보를 보장할 수 없다,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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