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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으로 잇는 전통과 현재…김호정 개인전 '사이'

연합뉴스입력
도자·드로잉·설치 등 30여 점…예올 북촌가·한옥서 26일부터
김호정 개인전 '사이' 포스터[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흙이라는 물질을 통해 인간과 자연, 전통과 현재의 관계를 탐구해 온 도예가 김호정의 개인전 '사이'(間)가 오는 26일부터 서울 종로구 예올 북촌가·한옥에서 열린다.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의 2026년도 창작지원 선정 전시로, 도자, 드로잉, 사진, 설치, 아카이브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 30여 점이 소개된다.

작가는 선사시대 토기의 소박한 조형성과 조선 달항아리의 비례감 등 한국 도자 문화유산의 미감을 동시대적 언어로 재해석해 왔다.

전시 제목은 흙과 인간, 전통과 현재, 기능과 조형, 자연 질서와 인간의 손끝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균형의 지점을 의미한다.

작가에게 흙은 단순한 재료를 넘어 인간의 삶과 문명을 사유하게 하는 매개다.

그는 흙을 반복적으로 쌓고 다듬는 수행적 과정을 통해 형태를 만든다. 이러한 작업 속에서 흙은 조형적 질서를 얻지만, 입자의 거침과 예측할 수 없는 수축과 균열, 가마 속에서 변하는 색채를 통해 스스로의 물성을 드러낸다.

출품작들은 고대 빗살무늬 토기와 전통 도자 형식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작가는 이를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비례와 색채, 표면의 리듬을 더해 현대적 감각으로 확장한다.

도자 작품뿐 아니라 드로잉, 사진, 인터뷰 영상 등을 통해 재료가 예술로 전환되는 과정도 함께 보여준다.

미술평론가 안현정은 "김호정의 작업은 우리 도자의 원초적 유전자를 오늘의 감각으로 되살린다"며 "거친 흙의 질량을 공예의 범주를 넘어 개념적 도자로 확장하는 에너지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작가는 경희대 도예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에서 산업도예학 석사, 영국왕립미술대학 RCA에서 도자유리학 석사를 받았다. 2021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는 특선을 수상했다.

전시는 7월 11일까지.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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