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우크라이나와 가입 협상 공식 개시…"이정표 순간"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5년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회원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가입 협상에 시동을 걸었다.
EU는 15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27개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와 법치주의, 사법 개혁, 공공행정 기준 등 EU 가입의 기초가 되는 핵심 제도를 다루는 가입 협상의 첫 클러스터(단계)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회의에 참석한 타라스 카츠카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우리에게 이는 진정한 '루비콘' 강을 건너는 것이자 이정표에 해당하는 순간"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회 전체는 EU 가입이 우리의 꿈이라고 믿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자국의 안보를 보장하고, 장기적인 번영을 꾀하기 위해서는 EU의 일원이 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EU 가입을 핵심 외교 목표로 삼아 왔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직후 역시 러시아의 위협을 우려하는 이웃 몰도바와 나란히 EU 가입 신청을 내 그해 6월 후보국 지위를 획득했다.
EU는 2024년 6월 두 나라와 가입 논의를 시작하려 했지만, 실질적인 협상은 친러시아 성향의 오르반 빅토르 전 총리가 이끌던 헝가리의 반대로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멈춰섰던 양측의 협상 물꼬는 지난 4월 실시된 헝가리 총선에서 오르반 전 총리가 16년 만에 실각하며 트였다. 머저르 페테르 신임 총리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지지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던 우크라이나 내 헝가리계 소수민족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합의를 젤렌스키 총리와 타결 지으며, 우크라이나는 2년간 진도를 내지 못하던 EU 가입 협상의 첫 단추를 끼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러시아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맞서기 위해 속성 가입 절차를 통해 조속한 가입을 희망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바람과는 달리 EU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 규범을 EU 기준에 맞추기 위한 방대하고, 까다로운 개혁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EU 가입 후보국은 법치, 안보, 환경, 농업 등 6개의 주제별 클러스터(묶음)로 나눠진 35개의 협상 챕터를 EU와 협의해야 한다.
또한, EU 기존 회원국 27개국 모두의 찬성이 필요한 만큼 우크라이나의 EU 가입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마르타 코스 EU 확대 담당 집행위원은 "우크라이나는 전장에서 추진력을 얻고 있는 동시에, 번영하고 확고한 EU 내부의 국가로 나아가는 길도 구축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개혁 노력을 계속 이어갈 것을 촉구했다.
한편, EU는 이날 러시아의 위협에 노출된 몰도바와의 가입 협상 첫 단계도 함께 시작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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