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北=전략적 파트너' 규정…외교·경제 등 협력 강화될듯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 당일인 8일 노동신문 기고문을 통해 북한의 전략적 성격을 강조함으로써 북중관계가 격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은 기고문에서 '최고위급의 전략적 인도' '전략적 협조' '전략적 의사소통' 등의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양국관계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2019년 6월 방북에 앞서 보낸 시 주석의 기고문에는 '전략적 의사소통' 정도만 언급되었고 그나마도 양국 간 고위급 교류 정도로 해석됐다.
특히 이번 기고문에서 시 주석은 "쌍방은 호상 국가주권과 안전, 발전리익을 수호하는 것을 견결히 지지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녕, 국제적인 공평과 정의 그리고 전후 국제질서를 공동으로 수호해 나가야 한다"고 말해 북한이 단순한 이웃국가를 넘어선 '전략적 파트너'로서 분명히 했다.
2024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관계 조약'을 맺은 러시아와 관계를 연상케 하는데 국제정치적으로 동일한 입장을 견지하는 파트너라는 점을 확인함으로써 앞으로 양국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북중관계가 한반도 문제의 범위를 넘어 미중경쟁과 북중러 연계가 작동하는 국제질서 차원의 관계로 재정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변화로도 해석된다.
시 주석은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합의한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외교적 고립, 경제 제재, 무력 압박 등 수단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관련 당사자들이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고 군비경쟁을 자극하며 정치화 수단을 남용하는 것을 중지하고, 반도의 전쟁 위험을 제거하는 실질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명시했다.
사실상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이 주장하던 입장을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시 주석의 방북 이후 북한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북중러 대 한미일의 대립구도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이번 방북을 통해 중국은 북한을 전략적 파트너로서 지위를 명확히 하고 양국관계 뿐 아니라 국제적 현안에서도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상대방으로 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을 통해 북한을 정치외교적으로 전략적 파트너로서 규정하면 자연스럽게 경제뿐 아니라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북중 간 협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시 주석은 기고문에서 "평등하고 질서있는 세계의 다극화와 보편적 혜택과 포용적인 경제세계화를 공동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4가지 전지구발기를 실천에 구현하고 인류운명공동체건설을 함께 손잡고 추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4대 전지구(全地球) 발기(發起)'는 시 주석이 2020년대 들어 주장해온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GSI), 글로벌 발전 이니셔티브(GDI), 글로벌 문명구상(GCI), 글로벌 거버넌스구상(GGI) 등을 일컫는 북한식 표현으로 보인다.
'포용적 경제세계화'나 '보편적 혜택' '4가지 전지구발기' 등의 표현은 북중관계에서 자주 등장하던 표현은 아니다.
따라서 이번 시 주석의 언급은 북중관계를 단순한 사회주의 우호관계가 아니라 중국이 주도하려는 국제질서나 경제질서 구상과 연결시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2019년 방북 당시 기고문에서 시 주석은 "이미 합의한 협조 대상들을 잘 리행하고 두 나라 민간의 친선적인 래왕을 확대발전시키며 교육, 문화, 체육, 관광, 청년, 지방, 인민생활을 비롯한 여러 분야의 교류와 협조를 확대"하자는 정도의 상징적 언급에 그쳤다.
이에 따라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 경제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중러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명시된 광역두만개발계획(GTI)이나 동해로 연결되는 안정적인 해상 통로 확보 등 중국이 관심을 가지는 문제들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희옥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그동안 대북제재의 눈치를 봐온 중국은 북한으로 반입되는 물자를 묵인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교류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북한은 중국의 투자뿐 아니라 관료를 비롯해 인적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진핑 방북 때 대북 제재 문제를 담당하는 중국의 상무부장이 동행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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