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EU 가입 길 열리나…헝가리 "양국관계 새 장"(종합)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지난달 출범한 헝가리 새 정부가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에 반대 의사를 공식 철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달 안에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협상이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머저르 페테르 헝가리 총리는 2일(현지시간) 취임 인사차 독일 베를린을 방문한 자리에서 "헝가리계 소수민족 권리 문제가 해결돼 우크라이나와 헝가리 관계에 새 장이 열릴 수 있다고 낙관한다"고 말했다.
머저르 총리는 소수민족을 둘러싼 기술적 협상이 마무리되면 다음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두 나라는 접경지역인 우크라이나 자카르파티아 등지에 사는 약 15만명의 헝가리계 주민 처우를 둘러싸고 오랫동안 갈등했다. 헝가리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2017년부터 학교에서 소수민족 언어 교육을 금지한 게 차별이라고 주장한다.
친러시아 성향의 오르반 빅토르 전 총리는 이 문제를 내세워 EU의 러시아 제재는 물론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도 반대했다. 그러나 유럽 통합에 비교적 긍정적인 헝가리 새 정부는 출범 직후 우크라이나와 소수민족 문제 논의를 시작하는 등 양국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헝가리는 언어·교육·문화 등 분야에서 11가지 요구를 제시하고 우크라이나와 협상 중이다. 머저르 총리는 "협상이 아주 긍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미 결론에 가까워진 상태"라고 말했다.
머저르 총리는 다만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돕지 않겠다는 헝가리 정부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헝가리가 반대 의사 철회를 시사함에 따라 EU 회원국들이 오는 15일 정부 간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의 EU 가입을 위한 첫 번째 협상 클러스터(분야)를 승인할 예정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EU는 법치·인권·시장개방 등 수십 가지 가입 조건을 여섯 분야로 묶어 후보국과 협상한다.
머저르 총리는 최근 EU 본부를 방문해 오르반 정권 시절 164억 유로(28조8천억원) 규모의 EU 지원금 동결 조치를 풀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가 내부 개혁 계획과 소수민족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면서 EU 가입 협상이 속도를 내고 있다고 한 외교관은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직후 EU 가입을 신청했다. 지난해부터는 자국 안전보장 차원에서 2027년 1월 1일로 가입 날짜를 못박아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EU 가입은 요구 조건이 몹시 까다로운 데다 절차상 단계마다 모든 회원국 동의가 필요해 협상에 길게는 10년 넘게 걸린다.
독일은 이런 현실적 제약을 감안해 우크라이나에 일단 투표권 없는 준회원국 지위를 주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국이 "유럽을 부분적으로 혹은 어중간한 상태가 아니라 온전히 방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최대한 빨리 정회원국으로 받아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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