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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하회마을부터 찜닭골목까지…안동에 번진 '정상회담 특수'

연합뉴스입력
"대통령 걸었던 곳 보고 싶어"…한일 정상회담 후 안동 하회마을 북적 양산 쓰고 만송정 걷고…'대통령 코스' 찾는 관광객들
하회마을 지도 보는 관광객들(안동=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29일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 입구에서 관광객들이 지도를 살펴보고 있다. 2026.5.29 sunhyung@yna.co.kr

(안동=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과거에도 참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 대통령이 왔다 갔다고 하니 다시 한번 와보고 싶었습니다."

한일 정상회담 이후 "대통령이 걸었던 곳을 보고 싶다"는 방문객이 이어지면서 경북 안동 하회마을과 안동 찜닭 골목 등이 연일 북적이고 있다.

선유줄불놀이와 안동 전통 음식 등 지역 관광 콘텐츠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역에선 '정상회담 특수'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문화관광 활성화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29일 오후,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

인천에서 남편과 하회마을을 찾았다는 A(50대)씨는 "10여년 전에도 와봤지만, 이번에는 대통령께서 다녀가셨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졌을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한낮 기온이 오르며 땡볕이 내리쬐는 가운데 관광객들은 모자와 양산, 선글라스로 햇볕을 가리며 마을 곳곳을 걸었다.

하회마을로 향하는 셔틀버스에서 내린 이들은 안내 지도를 확인하거나 부용대 방향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마을 안에는 초여름 주황빛 꽃이 만개해 있었고, 본격적인 여름을 앞둔 논에는 물이 가득 차 연둣빛 풍경이 싱그럽게 펼쳐졌다.

짙은 녹음 아래 기와집과 흙담 길이 이어지며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한 하회마을 일대가 국내외 관광객들의 주요 방문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만송정 앞에서는 양산을 쓴 노부부와 중년의 딸이 천천히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만송정으로 향하는 관광객들(안동=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29일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에서 관광객들이 만송정에 가기 위해 길을 따라 걷고 있다. 2026.5.29 sunhyung@yna.co.kr

김유자(84·안동 옥동) 씨는 "2∼3년 전에 마지막으로 왔는데, 이번에는 두 정상이 걸었던 만송정이라고 해 직접 와봤다"라며 "풍경이 여전히 차분해 올 때마다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일행 2명과 함께 하회마을을 둘러봤다.

강변 솔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사진을 찍거나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부용대 맞은편 만송정에는 혼자 앉아 풍경을 바라보는 중년 여성 관광객 모습도 보였다.

만송정 옆 공터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방문했을 당시 설치된 무대 구조물이 일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경남 창원에서 아들과 함께 온 박지헌(38) 씨 부부는 "TV에서 하회마을이 나오는 걸 보고 아이와 함께 와보고 싶었다"며 "주로 실내 키즈 카페를 자주 갔는데 이렇게 자연 속에서 한옥과 초가 같은 전통 마을을 보니 교육적으로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회마을 문화해설사는 "보통 평일에는 관광객이 많지 않은 편인데 최근에는 평일 오후에도 주말과 분위기가 비슷하다"며 "오전 11시 이후부터 오후 3시 사이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외국인 관광객 못지않게 내국인 관광객도 전반적으로 증가한 느낌"이라며 "대통령이 다녀간 뒤 관심을 갖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인들 사이에서는 체감 차이도 있었다.

하회마을에서 기념품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정상회담 이후 관광객이 확 늘었다고 체감될 정도는 아직 아니다"며 "비가 자주 왔던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양국 정상이 다녀간 뒤 관심은 확실히 높아진 것 같고 앞으로 더 찾지 않겠느냐는 기대는 있다"고 덧붙였다.

두 정상이 다녀간 뒤 첫 주말이었던 지난 23∼25일 연휴 기간 사흘 동안 하회마을 방문객은 총 1만5천9명으로 집계됐다. 인근 병산서원에도 2천773명이 다녀갔다.

줄불놀이 보는 한-일 정상(안동=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9일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 선유줄불놀이를 보고 있다. 2026.5.19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안동시에 따르면 대표 야간 관광 콘텐츠인 선유줄불놀이는 올해 8차례 더 진행될 예정이다.

선유줄불놀이는 낙동강과 부용대, 만송정 숲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전통 불꽃놀이다.

강 위로 띄운 배와 줄에 매단 숯 봉지에서 떨어지는 줄 불, 달걀 불 등이 어우러져 하회마을 특유의 고즈넉한 야간 풍경을 연출한다.

실제로 최근 한일 정상회담 이후 하회마을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광객 증가세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7일 기준 올해 하회마을 누적 관광객은 21만2천342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16만7천223명)보다 4만5천명가량 증가했다.

병산서원 누적 관광객도 지난해 3만6천397명에서 올해 3만7천460명으로 늘어 전년도 동기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하회선유줄불놀이 홍보 포스터[경북 안동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구시장 찜닭 골목도 정상회담 이후 관광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골목 상인들은 "평일 낮에는 배달 주문 비중이 큰 편이지만 금요일 저녁부터 관광객이 몰리기 시작해 주말 내내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며 "최근에는 정상회담 이후 안동을 찾았다는 손님들도 적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상인은 "하회마을을 둘러본 뒤 찜닭 골목까지 찾는 관광객들이 많다"며 "정상회담 이후 안동 자체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시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높아진 관심이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전통시장 등 안동 전역 관광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통상 선유줄불놀이에 3천300여명 안팎이 찾는데 한일 정상회담 이후 열린 지난 23일 열린 줄불놀이에 평소보다 약 500명 정도 더 방문했다"며 "추가 행사까지 포함하면 약 1만명가량 관광객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동 하회마을 전경[경상북도 제공]

sunhy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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