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세계 야구
'전 삼성 에이스' 밀려나고, '옛 LG 13승' 생존…볼티모어 수아레즈 DFA→엔스 복귀, KBO 출신들 MLB 운명 갈렸다
엑스포츠뉴스입력

미국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투수진 재편 과정에서 KBO리그 출신 선수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선택을 내렸다.
한 선수는 지명할당(DFA) 통보를 받으며 입지가 흔들렸고, 다른 한 선수는 부상 복귀와 함께 다시 빅리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MLB 전문 매체 'MLB 트레이드 루머스'는 지난 2일(한국시간) "볼티모어가 우완 알버트 수아레즈를 DFA 처리하고, 좌완 디트릭 엔스를 15일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시켰다"고 전했다. 구단 역시 같은 날 이를 공식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로스터 이동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KBO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한 두 투수의 현재 위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수아레즈는 지난 2022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삼성 라이온즈 소속으로 뛰었던 투수다.
특히 2022시즌에는 리그 정상급 외국인 투수로 평가받았는데, 당시 그는 30경기(29선발)에 등판해 6승 8패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했고, 173⅔이닝 동안 159탈삼진을 잡아내며 팀 내 평균자책점과 이닝, 탈삼진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두 자릿수 승수를 쌓는 데 실패했지만 퀄리티 스타트도 19차례나 기록하며 사실상 팀의 에이스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KBO리그 활동 당시 경기 외적인 이슈도 있었다. 2024년 공개된 시도별 외국인 지방세 고액 체납 현황에 따르면, 수아레즈는 약 1600만원 규모의 지방세를 체납해 당시 대구 거주 외국인 가운데 가장 많은 체납액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상으로 한국을 떠난 그는 빅리그 무대에서 또다시 방출 대기 상태에 놓였다. 매체에 따르면 수아레즈는 최근 일주일 사이 두 차례나 DFA 절차를 밟는 이례적인 상황을 겪고 있다.

수아레즈는 앞서 한 차례 웨이버를 통과한 뒤 자유계약선수(FA)를 선택하고 다시 볼티모어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고, 곧바로 빅리그 로스터에 재등록되는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복귀 직후 등판인 지난 2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2⅔이닝을 소화한 뒤 곧바로 다시 DFA 통보를 받으며 불안정한 입지를 드러냈다.
현지에서는 이 같은 반복된 이동이 사실상 '임시 전력' 수준의 활용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매체 역시 "수아레즈가 다시 웨이버를 통과할 경우 재계약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하며, 구단과의 느슨한 재결합 시나리오도 배제하지 않았다.

반면 KBO리그를 경험한 또 다른 좌완 디트릭 엔스는 전혀 다른 흐름을 타고 있다. 엔스는 이날 15일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하며 다시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합류했다.
엔스는 LG 트윈스 소속으로 뛴 지난 2024시즌 30경기 전 경기에 선발 등판해 13승 6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했고, 167⅔이닝을 소화하며 157탈삼진을 잡아냈다.
그는 KBO 시절 특히 이닝 소화 능력과 꾸준함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승 3위는 물론 이닝, 탈삼진 모두 리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사실상 팀 선발진의 한 축을 나름 잘 담당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이후 MLB로 돌아간 뒤 디트로이트와 볼티모어에서 지난 2025시즌 24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4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고, 46⅓이닝 동안 49탈삼진을 잡아내며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 1.40을 남겼다.
불펜과 멀티이닝을 오가는 역할 속에서도 안정적인 생산성을 유지했다는 평가다.

결국 같은 KBO리그를 거쳐 빅리그 무대에 재도전한 두 투수의 현재 위치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수아레즈가 반복된 DFA 절차 속에서 불안정한 입지를 드러내고 있는 반면, 엔스는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된 역할 수행 능력을 바탕으로 로스터에 재합류하며 생존 경쟁에서 한 발 앞선 모습이다.
투수진 재편이 이어지고 있는 볼티모어 입장에서도 이러한 대비는 의미가 적지 않다.
결국 제한된 기회 속에서 얼마나 꾸준한 성과를 내느냐가 빅리그 생존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두 KBO 출신 투수의 향후 행보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사진=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